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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배구조란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를 조정하는 것을 총칭하는 말이라는 대분류가 있습니다만, 이러한 대분류는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지배구조 개편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보다 구체적인 지배구조의 정의는 “대리인 비용”의 최소화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대리인 비용에는 주주 vs 경영자, 주주 vs 채권자, 그리고 대주주 vs 기타주주로 이루어진다는 것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주요 대리인 비용

1)     주주 vs 경영자 간의 대리인 비용

2)    주주 vs 채권자 간의 대리인 비용

3)     대주주 vs 기타주주 간의 대리인 비용

 

오늘은 주주와 채권자간의 대리인 비용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 주주 vs 채권자 간의 대리인 비용

 

기업은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공장/기계장치등을 사고 (투자) 공장/기계장치등을 돌려서 (운영) 돈을 벌고, 이 번 돈을 채권자에게 상환 후 일부는 재투자를 위해 사내에 남겨두고(사내유보) 잔여액은 주주에게 배부(배당 등) 하는 메커니즘이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보는 기업의 순환 프로세스입니다.

 

[그림] 기업의 자금조달/상환 프로세스

(재무상태표를 잘 알지 못하신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는 그림이네요)

 

 

돈을 회사에 투자하고, 자금을 돌려받는다는 점에서는 채권자와 주주의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채권자와 주주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주요한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채권자

주주

자산가치 증가분의 회수 금액

 

사전에 정해진 기준(이자율/원금)에 따라 고정금액 수취

자산가치 증가분의 규모에 따라 변동금액 수취

자산가치 증가분의 회수 순서

주주보다 먼저 회수

채권자보다 늦게 회수

(자산가치 증가분이 적어서 채권자에게 정해진 금액만큼 지급하고 잔여금액이 없는 경우 회수금액 없음)

투자수익률

고정 (주주보다 낮음)

채권자보다 늦게 받고, 채권자보다 적게 받을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높은 투자수익률 요구

경영권(주주총회 참석)

없음

1주당 1의결권

투자자 성향

위험회피자

위험선호자

 

여러가지 다른 표현으로 썼지만, 결국 채권자는 회사에 돈을 “빌려” 줌으로써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먼저 수취하는 반면, 주주는 회사에 돈을 “투자”함으로써 경영에 직접 참여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것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어쩌다가 눈먼돈 1천만원이 생겼다고 했을 때, 1천만원을 은행에 예금하는 경우, (최근의 저금리를 고려하면) 은행은 제게 아무리 잘 해줘도 2%이상의 이자를 주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면 은행에 1천만원을 1년 넣은 대가로 제가 얻는 수익은 원금 1천만원과 이자 20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 1년간 쓰고싶은 돈 하나도 못 쓰고 말이지요.

 

그런데 제가 이 돈을 주식시장에 음.. 가령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다면… 최근 1개월 새에 10% 올랐네요. (8 19일 종가 167만원, 722일 종가 156만원) 그러면 1년이 아니라 1개월만에 원금 1천만원과 투자수익 100만원을 얻게 됩니다. 물론, 주식투자의 함정은 내가 산 종목은 언제나 내리기 때문에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위의 예가 바로 상기 표에서 얘기한 채권자와 주주의 예입니다. 우리가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음. 난 연 2%의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겠어!’ 라고 할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은행에 넣으면 원금을 까먹을 일이 없으면서, 2%의 수익을 얻는데, 원금을 까먹을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면서 2%의 수익만을 얻는 것이 목표일 수는 없으니까요.

 

은행에 투자하면 원금을 안까먹는 것처럼 썼지만, 은행에 예금해도 원금을 못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바로 그 은행이 망해버리는 경우이지요. 기업에 투자한 채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주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회사가 망해버리면 은행은 받을 돈이 줄어들겠죠. 심지어는 한 푼도 못받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구요. 그러면 주주는요? 채권자에게 줄 돈도 모자라는데 주주가 돈을 받을 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여기서 우리는 경제/경영에서의 금언 한가지를 생각해봐야합니다. High Risk, High Return, 주주는 채권자보다 더 높은 (원금을 까먹을)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에 채권자보다 수익률이 더 높기를 희망합니다.

 

(재무관리의 NPV, IRR, WACC 등을 공부하신 분이라면 쉬운 이야기이겠지만…)

 

한가지 사례를 들어서 얘기를 지속해보겠습니다.

 

[사례]

 

A라는 회사는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100의 신규투자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때 은행(채권자)로부터 50의 자금을 차입하고, 주주로부터 50의 자금을 유상증자 받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은행은 이자율 4% 50의 자금을 대여했다고 가정하는 경우, 회사가 이 신규투자를 통해 매년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50* 4% = 2 입니다.

 

100짜리 투자는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3가지 종류의 투자를 각각 A(안전), B(보통), C(위험) 라고 가정하고, 각 투자로부터 기대되는 수익률과 이로 인해 채권자와 주주가 얻게되는 수익이 얼마인지 보겠습니다.

 

구분

투자안 A(안전)

투자안 B(보통)

투자안 C(위험)

총 투자금

100

100

100

기대 수익률

3%

5%

10%

채권자 수령액

2

2

2

주주 수령액

3-2 = 1

5-2 = 3

10-2 = 8

 

앞에서 길게 얘기했지만, 결국 위의 표 하나를 보면 모든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자 이 경우, A이든, B이든 C이든, 채권자가 받아갈 금액은 2로 동일합니다. 그러나 주주가 받아갈 금액은 위험한 투자안으로 갈수록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기업경영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선임)는 어떤 투자안을 선택할까요? 주주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당연히 A투자안은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B투자안은요? 잘 모르겠네요. C투자안은요? 주주의 이익이 매우 올라가니 C투자안을 무작정 선택할까요? 추가로 고려할 사항이 필요해보입니다.

 

 

구분

투자안 A(안전)

투자안 B(보통)

투자안 C(위험)

사업이 쫄딱 망할 확률

10%

30%

50%

쫄딱망했을 때 원금 잔액

90

50

20

채권자 수령액

50

50

20

주주 수령액

40

0

0

 

사업이 쫄딱 망할 확률을 따져봐야겠지요. 확률이 위의 표처럼 나타나고, 망했을 때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원금잔액이 위의 표처럼 나오는 경우 A안이든 B안이든 채권자는 본인의 투자 원금 50은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주는요?

 

주주는 투자안 A에서는 그나마 투자 원금 50 40이라도 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안 B를 선택하든, C를 선택하든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돈은 0입니다.

 

두개의 표를 종합해보죠.

 

 

구분

투자안 A(안전)

투자안 B(보통)

투자안 C(위험)

채권자

수령액

사업이 잘될 때

원금50 + 2

원금50 + 2

원금50 + 2

망했을 때

50

50

20

주주

수령액

사업이 잘될 때

원금50 + 1

원금50 + 3

원금50 + 8

망했을 때

40

0

0

 

주주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안 B C 모두 망했을 때 본인이 갖게될 원금은 0 이지만, 잘될 때는 C가 얻는게 더 많습니다. 그러면 주주의 입장에서는 C를 선택하겠지요. 반면 채권자(은행)의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원금을 지키는 것이 목표이므로, 투자안 A 또는 B를 희망하겠지요.

 

그러나, 투자안을 결정하는 것은 회사의 이사회이며, 이사회의 멤버는 주주총회에서 선출됩니다. , 투자안을 선택하는 것은 주주의 몫이 된다는 이야기이겠지요.

 

물론, 채권자입장에서도 방법은 있습니다. 사전에 어떤 투자를 할 것인지 미리 확인하고 대출여부를 결정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투자안의 위험도를 사전에 평가하는 절차가 존재할 것이니까요.

 

 

 

위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회사는 채권자와 주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투자/운영을 하게 되는데, 동일하게 자금을 조달함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권자의 이익의 상충으로 인하여, 특정 이해관계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것을 주주와 채권자간의 대리인 비용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이러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절차를 취하고, 이러한 절차에는 유/무형의 비용이 소요되겠지요. 주주들도마찬가지로 이러한 채권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만드는 데에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주주와 채권자 간의 대리인 비용입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간의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서 이사회는 의사결정을 잘해야 하며, 이런 의사결정을 잘하여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를 잘 조율하는 것이 지배구조의 또다른 목표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음 편에는 대주주와 기타주주간의 대리인 비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대리인 비용

1)     주주 vs 경영자 간의 대리인 비용

2)     주주 vs 채권자 간의 대리인 비용

3)    대주주 vs 기타주주 간의 대리인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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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란 무엇인가 (1) 기본개념  (0) 2016.08.19
Posted by JayDub
,

우리는 언제나 기본개념을 공부하려고 하면 딱딱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긴 합니다. 당장 사건이 터지고 나면 그게 뭐지? 싶어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기억에 남기도 하고, 본인의 돈이 걸린 문제일 때 두뇌회전이 극대화 되기도 하지요.

 

저 역시도, 주식으로 피 같은 돈 물리고, 공부하고 그랬었으니… 그래서 기본 개념 같은 것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좀 어렵고 지루한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친절한 설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노력해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배구조… 지배구조… 하는데 도대체 이 지배구조란 무엇일까요?

 

일단 일반적으로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 등에서 사용하는 지배구조라는 단어는 사실상 “오너일가가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 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나오는 얘기이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 삼성의 지분율 강화를 통한 지배권 확보 와 거의 동의어로 쓰이는 편이지요.

 

그렇다면 지배구조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두산백과사전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 위에서 언급했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쌩뚱맞은 내용이 나오네요. 다른 곳을 좀 더 찾아보겠습니다.

 

[위키피디아 정의]

기업지배구조(企業支配構造, 영어: corporate governance)라 함은 (1) 기업이라는 경제활동의 단위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정의되거나, (2) 경영자원의 조달과 운용 및 수익의 분배 등에 대한 의사결정과정과 이에 대한 감시기능의 총칭으로 정의되기도 하며, (3)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이해관계자간 대리인 비용(agency cost)과 거래비용(transation cost)을 최소화하는 메카니즘이라고 정의되기도 하고, (4) 기업의 경영을 감시, 규율하는 것 또는 이를 행하는 기구를 뜻하기도 한다.

 

 

정의를 더 써봤자 눈만 아플 것 같아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찾아보시기로 하고(벌써 친절을 포기한 건 아닙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기업경영”, “이해관계”, “대리비용” 정도입니다. 어디를 봐도, 대주주/오너일가 와 관련된 정의가 메인으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1.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 조정?

 

경영학 교과서의 첫페이지, 회계학 교과서의 첫페이지, 주식입문서의 1챕터 등에 항상 등장하는 내용이 “기업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여기서부터 출발해보고자 합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 들] – 이 그림 하나면 다 안다




기업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 둘러쌓여 있으며, 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부가가치의 원천을 창출해내며, 소득을 재분배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이 상기의 이해관계자 중 특정 이해관계자만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여기서부터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걸까요?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이유는 이윤추구입니다. 당연하겠지요. 살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만번은 더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이윤을 위해서, 매연을 뿜어내고, 하수처리장치 비용을 아끼는 경우, 이윤은 생길지 모르지만, 지역 생태계도 파괴되겠지요. 이런 그릇된 의사결정을 막는 것이 “지배구조” 입니다. ? 잘 와닿지 않죠?

 

조금만 구체화 시켜보겠습니다. 대기업이 자기 기업의 이윤극대화를 위하여 하청업체의 마진을 대폭 삭감하고, 대기업만 그 이윤을 누린다면 그 대기업은 초과이윤을 얻고, 해당 대기업의 종업원/주주는 이익을 얻겠지만, 하청업체의 이익은 대폭 감소하겠지요.

 

이렇게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조율하는 것이 큰 관점에서 바라본 지배구조입니다.

 

여전히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건 지배구조가 아니라 그냥 회사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이런 의사결정을 하는 궁극적인 주체는 회사의 이사회와 대표이사라는 점, 그리고 그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를 선발하는 것은 주주총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에,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통제하고 이사회를 통해 기업경영을 통제하여 이해관계를 조율한다는 점으로 연결시켜보면, 이사회/주주총회등을 통한 이해관계자의 관계조정을 지배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대리인 비용?

 

사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배구조의 핵심 정의는 바로 이 대리인 비용의 최소화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논지로 지배구조의 정의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원 블로그]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란” 기업지배구조의 의미와 중요성

http://blog.naver.com/kcgs2002/220137072360

 

원래 대리인이론은 주주와 전문경영자 간의 이해관계 상충에서 시작된 이론입니다.

 

[대리인 이론]

주식회사의 주주들은 기업경영에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전문가인 CEO를 선임하고, CEO를 통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도록 노력합니다. 기업가치가 상승해야 주주들의 재산이 증가하니까요.

 

그런데, CEO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봉이 고정된 경우,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기업가치를 10에서 100으로 10배 상승시킨다고 해서 본인의 연봉이 10배로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주들의 부는 10배로 올랐는데도 말이지요.

 

이 경우, CEO들은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연봉 외의 수입을 노리거나 (고급승용차 리스, 넓은 사무실 활용, 판공비/접대비의 사적사용 등) 또는 가족소유의 회사/개인적 친분이 있는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등의 행동을 할 유인이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서 회사의 부가 불필요하게 유추되는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하여 본인들의 재산이 줄어드는 상황이 불쾌하겠지요. 따라서, 이를 감시 또는 방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이것이 대리인비용이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많은 경제학이론서, 재무관리이론서등에서는 결국에는 기업가치의 상승이 CEO에게도 이익이 되므로,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며,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피셔의 분리이론 등) 설명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으니, 지속적인 문제가 되겠지요.

 

제일 기본적인 대리인 비용은 위에 언급한 주주 vs 경영자간 이지만, 조금더 세분해본다면, 아래로 볼 수 있습니다.

 

1)     주주 vs 경영자간의 대리인 비용

2)     주주 vs 채권자간의 대리인 비용

3)     대주주 vs 기타주주간의 대리인 비용

 

여기서 1) 주주 vs 경영자간의 대리인 비용은 위에 언급했으니, 넘어가고, 다음편에는 2) 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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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지난 달 말일인 6 30일 삼성그룹의 주가가 요동쳤습니다.

 

이유는 SNS로 급속하게 퍼진 “14:00 이건희 사망 공식발표 예정” 이라는 매우 짧은 ‘찌라시’ 때문이었습니다.

 

이날 주요한 삼성그룹의 주가를 살펴보겠습니다.

(2016 6 30일 종가)

회사

주가

전일비

삼성전자

1,425,000

+2.08%

삼성물산

123,000

+4.68%

삼성생명

100,500

+1.52%

삼성SDS

143,500

+3.99%

 

상기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특별히 위 회사들만 언급하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되는 회사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시가총액이 10조를 훌쩍 넘는 대형주들인데요, 상당히 크게 움직였죠? 삼성그룹은 부랴부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 및 기사를 통해 풍문을 잠재웠습니다. (오늘 기사를 보니 모 싸이트에서 시작한 유언비어였다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그러셨겠지만)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 삼성그룹의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 굉장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예고한 바대로, 사망설과 삼성그룹 주가의 영향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결론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먼저 쓰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로 인해 주가가 오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러모로 생각은 해볼 수 있겠죠. 아래에서 쓰는 글은,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나마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를 유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주가/유가는 사전적 예측이 아니라, 사후적 해석의 영역이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의 형식입니다. 사후적 해석과 패턴이 쌓이고 나면, 과거에 이렇게 움직였으니, 다음에도 이렇게 움직이지 않겠어? 라고 예측을 해보는 것이지요.

 

금번 브렉시트 건을 예로 들어보죠. 브렉시트가 확정된 당일(금요일) 우리나라의 주가는 꽤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거래일부터는 다시 상승을 시작했습니다. 코스피도 금세 회복했죠. 브렉시트 확정 당일 기사는 앞으로 주가가 많이 빠질 것이다 라고 예측들을 했었죠.(여기가 사전적 예측입니다.) 그런데 실제 주가가 다시 회복하자, 기사에서는 “브렉시트의 영향이 제한적, 리그렉시트” 등의 내용으로 주가가 다시 회복한 사후적 해석을 했죠.

 

저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제 느낌과 직관으로는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은 “주가가 내릴 것” 으로 예측되는데 실상은 주가가 올랐으니, 이건 사후적으로 왜 올랐을까? 하고 해석해보는 것 밖에 안되겠지요.

 

먼저 이건희 회장이 처음 심근경색으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던 2014 5 11일의 주가를 한 번 보겠습니다.

2014 5 11일은 일요일이라서 장이 열리지 않았고, 511일 늦은 시간에 안정화 되었다는 기사까지 뜬 것을 감안하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2014 5 11일 종가)

회사

주가

전일비

삼성전자

1,388,000

+3.97%

삼성물산

68,300

+2.71%

삼성생명

97,800

+4.04%

삼성SDS

비상장

비상장

 

? 전 저때 주가 빠졌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제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 저때도 꽤 크게 올랐었네요.

 

신기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이건희 회장 사망이 현실화 할 경우, 당면하게 될 과제들】

 

우선은 가장 처음 머릿속에 떠오를 문제가 바로 “상속세” 문제입니다. 전문적인 세금 계산은 골치아프니 기사를 통해서 대략적인 금액만 추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 2015.9.4]

"삼성SDS, 에버랜드(제일모직의 전신) 등이 모두 상장했기에 이 회장이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은 없다" "이 회장의 국내 자산은 주식이 11조원, 부동산이 2조원 등 모두 13조원대"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 삼성생명 20.76%, 삼성SDS 0.01%, 통합 삼성물산 2.86%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사망하면 재산의 50% 정도를 상속세로 내야 한다.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에 따라 상속세액이 달라 질 수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보면 대략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실제 상속세 계산에는 많은 공제등이 들어가지만, 해당 공제가 비율 보다는 총액기준인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상 상속세율은 50% 정도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재산이 어~~~~~~ㅁ청 많은 경우에 한해서 말이지요)



13조를 물려받는데 30억원이라고 해봤자… 30억원 ÷ 13 = 0.02% 이니까요. 그래도 감이 잘 안오시죠? 총 금액이 13백만원이라면 3천원수준이란 얘기입니다.

 

각설하고, 이재용 부회장 남매 그리고 홍라희여사는 이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할 돈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이 세금을 납부할 돈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일단 대전제는 저 상속세를 어떤 식으로든 성실하게 납부하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납세의 의무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이고, 법에 명시된 방법으로 적정하게 계산되었다면, 그 금액을 내지 않는 경우, 범법자가 되는 것이니까요. 특히나 이 경우는 회사의 뒤에 숨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납세의무자인 개인들이 납세의 의무를 지는 것이니까요.

 

, 법이 정하는 테두리 내에서 상속세를 줄이려는 노력은 할 것입니다. 법이 정하는 테두리 내에서 상속세를 줄이는 노력까지는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법이 정하는 테두리 내에서 세금을 줄일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잖아요. 근로소득 연말정산 등에서요…

 

위에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상기 상속세의 근거는 이건희 회장 명의의 상장 주식과 부동산의 가치에서 출발합니다. ,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상장회사 보유주식의 지분가치가 11조원이라는 얘기이지요. 그렇다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상속 시점에 보유중인 지분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뭐 한 5조원 쯤으로…

 

그러려면… 일단 삼성전자 주가가 한 60만원으로 떨어져야 하고….. 등등 모든 주식이 반토막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이겠지요. 설마 진짜 그럴 수 있을까요?

 

한다 하더라도, 제한적으로 하겠죠. 그래도 약 30% 까지는 낮출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전체 주가가 30% 정도 낮아지면, 상속세는 1.8조정도 감소할 테니, 그것만 해도 큰 금액이겠지요.

 

어제 기준 이건희회장 보유 주요 주식의 가치를 통해 추정한 이건희 회장의 소유지분가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삼성전자주가의 급등으로 지분가치가 올랐네요)

 

(이건희 회장 추정 재산-상장주식만_16.7.14기준)

회사

주가

시가총액

지분율

지분가치

삼성전자

1,500,000

216.3

3.5%

7.57

삼성물산

131,500

25.1

2.9%

0.73

삼성생명

96,200

19.6

20.8%

4.08

합계

 

 

 

12.38

 

(다른 지분들도 있을 테지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생략하였습니다.) 지금 상태로 상속하게 된다면 상속세는 7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네요.

 

 

그러면 다른 방법은? 제가 공부가 짧아서인지, 세액 자체를 낮추는 방법은 합법적인 방법 중에는 보유지분가치를 낮추는 것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네요. 그렇다면 또다른 측면인 “납부방식”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상속세의 물납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세금은 현금납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았으나, 해당 재산이 현금이 아닌, 부동산/유가증권으로 현금화가 곤란한 경우,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상속세의 물납제도]

■ 세금은 현금납부를 원칙으로 하나 상속세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일정 요건을 갖추어 세무서장의 승인을 받으면 상속받은 재산으로 납부(물납)할 수 있습니다.

 

■ 물납의 요건

- 상속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2분의 1을 초과하고,

- 상속세의 납부세액이 2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 납세자가 신청한 물납재산에 대해 관할세무서장이 물납을 허가한 경우에 물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상장주식만 물납이 가능한 것으로 아시고 계실텐데요, 2013년 세법개정으로, 상속받은 재산이 상장주식인 경우, 해당 상장주식의 물납은 불허하게 되었습니다. , 시장에 처분하여 세금을 납부하도록 규정이 개정된 것입니다.

 

이유는 상속개시 직전 주가를 뻥튀기 해서 세금을 납부하고, 이후 주가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우, 국가는 원래 받았어야 할 세금 수백억을 현물로 가지고 있다보니 날리게 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지요.

 

흐음.. 쉽지 않아 보이네요.

 

일단 제가 공부가 짧은 관계로, 상속세는 최소한 6조원은 납부 해야한다고 전제한다면, 남은 과제는 그 상속세를 무슨 돈으로 마련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건희 회장의 보유 지분을 보도록 하죠.

 

(이건희 회장 추정 재산-상장주식만_16.7.14기준)

회사

주가

시가총액

지분율

지분가치

삼성전자

1,500,000

216.3

3.5%

7.57

삼성물산

131,500

25.1

2.9%

0.73

삼성생명

96,200

19.6

20.8%

4.08

합계

 

 

 

12.38

 

이 재산이 전부 상속인들의 소유가 된다면, 상속인들은 이 지분들을 처분하여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우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과연 가능하려나요? 아래 그림을 보겠습니다




삼성그룹에서 제일 중요한 회사는 두말할 나위 없이 삼성전자입니다. 오너일가는 이 삼성전자를 3가지 방법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구분

지분율

(1) 오너일가의 직접 소유

5%

(2)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소유

7%

(3) 삼성물산을 통해 간접 소유

4%

합계

16%

 

(1) 오너 일가의 직접소유 분

아무리 상속세의 납부가 급하다 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이 직접보유하던 5%의 지분을 처분하면서까지 세금을 납부할 리는 만무하다고 봅니다.

 

(2) 삼성생명을 통한 간접 소유분

삼성생명은 오너일가(이건희회장)의 지분 20%와 삼성물산 지분 19%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7%나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 소유분 20%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소유분 20%를 처분하더라도, 여전히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19%나 소유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금산분리라는 심각한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금산분리?]

금산분리 역시 모르는 분 안계실 것 같아서 간략하게 언급만 하겠습니다.

 

금산분리는 간단하게 말해서, 일반 회사가 은행 등 금융기관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그 역도 성립합니다.)

 

금융업(대표적으로 은행)의 자산은 대부분 본인들의 자본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가입자의 예금, 보험예치금 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회사와는 다르게 부채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지요. 그런데 이런 금융기관이 수익을 내는 방식은 고객으로부터 수신한 예금을 외부에 대여 또는 투자하여 마진을 누리는 방식이 대표적인 데요, 일반적인 은행이라면, 고객의 돈을 “수익성이 있는 자산”, 또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텐데, 대기업이 금융기관을 소유하는 경우, 대기업 계열사 중 자금난을 겪는 회사가 생기는 경우, 금융기관에서 해당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행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의 자금줄은 모기업이 아닌, 해당 금융기관에 예금 또는 보험금을 예치한 일반 고객이므로, 고객의 돈으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문제가 발생하지요. (이 예는 금산분리의 가장 대표적인 논거입니다.)

 

 

사실 금산분리 관련 규정 자체는 현재진행형이므로, 어떻다 저떻다 평가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삼성계열사를 둘러싼 금산분리 관련 이슈 중 대표적인 것 두가지만 보자면

 

1) 삼성생명(금융기관)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

2)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상기의 두가지는 어떻게든 해소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 금산분리 규제,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 삼성물산 또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등 여러가지 문제가 산재해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상속세 납부만을 위해서 삼성생명의 지분을 덜컥 처분하는 것은 삼성의 스타일상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20%가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지금 단계에서 섣부른 예측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삼성생명 지분 전부를 처분한다 하더라도 4조원밖에 안되기 때문에, 상속세 납부에는 충분하지 않은 금액이죠.

 

그러면 도대체 어쩌란 거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게 될 주식만 보면 그렇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기존에 보유중인 재산도 있으니, 이를 활용하여 상속세 납부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이재용 부회장남매 추정 재산-상장주식만_16.7.14기준)

회사

주가

시가총액

지분율

지분가치

삼성물산

131,500

25.1

28.25%

7.1

삼성SDS

149,500

11.5

17%

1.9

삼성엔지니어링

11,300

2.3

1.54%

0.04

합계

 

 

 

9.04

 

엔지니어링 외의 주식은 정말 볼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눈에 띄는 건 역시나 삼성물산 지분 7.1조와 삼성SDS 지분 1.9조원입니다.

 

결국, 상속세의 재원은 상속받게되는 지분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생명의 주식 20%, 기존 보유중인 삼성물산주식 28%, 그리고 삼성SDS 주식 17% 를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도 다시 SDS 주식의 가치가 아쉬워 지는 상황이 보이네요.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이미 일가족을 통해 충분히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일부와, 삼성SDS지분, 그리고, 상속받게될 삼성생명의 지분 20%를 잘 활용하는 것이 상속세 납부의 시나리오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삼성물산의 가치를 올리는 것과, 삼성SDS의 가치를 올리는 것 중 어느것이 더 효율적 효과적일까요? 지금 분할 및 합병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은 혹시 아니려나요?

 

(참고, 삼성SDS 7 18일 공시를 통해, 분할은 진행중이지만, 삼성물산화 합병을 검토한 바 없으며, 검토계획도 없다고 공시하였습니다.)

 

(아이고.. 글 하나 쓰는데 2주넘게 걸리다보니 별의별 이슈가(동영상 이슈라니..) 계속 터지네요.. 차라리 호흡을 짧게 짧게 끊어서 쓰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밌는 이슈가 많이 터지네요. 호흡을 짧게 하기 위해서 상속세 얘기는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얘기는 해야겠지요. 상속세 이슈는 알겠는데….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터졌을 때, 삼성그룹의 주가는 왜 올랐을까요? 저보다 공부가 훨씬 많이 되신 분들은 어떤 큰 그림을 생각하고 계시는 걸까요?

 

상속세납부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은 틀림없이 온다고 봅니다. 그것은 삼성SDS 또는 삼성생명의 지분을 기초로 한 지배구조 재편이 그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과 삼성그룹 주가 상승의 연결고리를..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신지요?

 

그나마, 한가지 추측해볼 만한 설명은 기존에 여러 번 언급했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돌아가다 보니 투자자들의 외면을 많이 받았었는데, 관련 Risk가 해소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이라는 기사들이 있긴 한데, 전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분이 돌아가신다 하더라도, 이미 그룹을 쥐고 계신 다른 분이 계시지 않은가요? 그러니… 주가가 왜 올랐는지.. 전 도저히 모르겠네요… 아마, 상속세 납부와 연관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추측만 합니다.

 

왠지 용두사미가 된 느낌인 포스팅이네요. 죄송합니다.

 

너무 삼성 얘기만 하는 듯 하여, 다음 번에는 “지배구조란 무엇인가? 라는 좀더 일반적인 내용을 포스팅 하고자 합니다.

 

Posted by JayDub
,


[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해외 출장 다녀와서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오늘은 삼성SDS의 흥망성쇠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항상 얘기하지만, ‘저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지, 실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감동적이거나 비정한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 삼성SDS는 지금보다 더 크고 대단한 회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삼성SDS 1985 5월 “삼성데이터시스템” 이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삼성물산 전산실, 삼성생명 전산실, 그룹관계사 전산실 종합 인수등을 거쳐 SI업체의 공룡으로 변신하게 되었죠.

 

사실 삼성SDS는 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안타까운 회사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삼성SDS는 현재 대한민국 인터넷 세상과 모바일 세상을 들썩이는 두 공룡의 탄생에 중요한 조연 역할을 합니다.

 

아시죠?

 

[네이버, NHN, 그리고 카카오]

삼성SDS 5년차 연구원 이해진씨가 삼성SDS 사내벤처 1호로 네이버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해진씨의 서울대학교 86학번 동창이자, 삼성SDS 92년 입사동기인 김범수씨는 96 PC통신 서비스인 유니텔을 개발하고, 퇴사후 한게임을 창업하였습니다.

 

1999년 네이버가 분사할 당시, 정부로부터 벤처기술 진흥기금으로 100억원을 손에 쥐었지만, 당시 검색시장은 야후, 다음, 라이코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지요.

 

한게임은 김범수씨가 피씨방 장사를 하면서 만든 업체였는데, 당시 포커, 고스톱, 테트리스 등으로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습니다.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할 서버를 사지 못하고, 고민중이었죠.

 

돈은 있으나 트래픽이 없어서 고민중이던 네이버, 트래픽을 감당 못하나 서버비가 없어 고민중이던 한게임.

 

이로서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합병인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합병후 NHN)이 성사되게 됩니다.

 

이후 김범수 의장은 다시 네이버를 떠나 카카오를 창업하죠. 그리고 그 카카오는 다음을 합병하고 지금의 카카오가 됩니다.

 

오늘(2016 7 6) 기준 두개 회사의 시가총액을 보니

네이버 25.6 (네이버 24.3 + NHN엔터테인먼트 1.3)

카카오 6.4 (합병당시 다음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이었습니다.)

 

합병당시 다음의 기업가치 1조원을 제외하더라도 3사의 합계 기업가치는 3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입니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긴 합니다만, 현재 삼성 SDS의 시가총액이 오늘 기준 11.8조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삼성SDS는 훨씬 더 큰 기업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네이버는 이후 라인의 일본성공 등 많은 성공스토리들이 있었으며, 네이버의 성장에 가장 크고 든든한 Cash Cow 역할을 하였던 사업이 한게임의 포커, 고스톱 등 사행성 게임이었으므로, 삼성SDS가 해당 사업을 영위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공룡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인재들을 삼성SDS는 문자 그대로 쓸어담을 정도로 파격적인 대우로 모셔왔었습니다.

 

분명 삼성SDS 90년대~2000년대초반에 입사했던 분들 중에는 이해진씨나 김범수씨 정도되는 능력자들이 훨씬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요?

 

2. 황태자주의 시작

 

1999년 삼성SDS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합니다. 그리고 발행되자마자 삼성SDS의 신주를 주당 7,150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 321만주 이재용씨 등 특수관계자에게 총액 250억원에 매각합니다. 1999년말의 삼성SDS 재무제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구분

1999

자산총계(A)

4,872억원

부채총계(B)

3,551억원

자본총계(C=A-B)

1,321억원

당기순이익(D)

404억원

발행주식수(E)

12백만주

1주당 자기자본(C÷E)

\11,012/

1주당 순이익(D÷E)

\3,364/

 

좀 이상한 점을 눈치채셨나요? 1주당 순자산가액(장부가기준) 11천원인데, BW의 인수 행사가격은 7,150원입니다. 현재 이 회사를 그냥 문 닫고 자산 다 팔고 현금화 해서 부채를 다 갚고 1주당 돌아갈 금액이 11천원 수준인 주식을 7,150원에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청산가치로 계산하는 경우 가치가 더 떨어지긴 합니다만, 논의의 단순화를 위해서는 그렇다는 거죠. 당시 삼성SDS의 실제 주당 가치가 7,150원이라면, PBR 0.65배에 불과한 저평가 주식이라는 얘기입니다.

 

[참고] PBR?

너무 유명하고 간단한 지표라서 언급 안하려고 했으나, “친절”을 표방하고 있으니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합니다.

 

PBR = 시가총액(또는 주식1주의 가격) ÷ 자본총계 (또는 1주당 자기자본) 입니다.

 

말로 표현하자면, 현재 회사의 장부상 가치와 시장가치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 PBR입니다.

 

회계를 조금 공부하셨다면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회사의 장부가치는 “보수적으로” 작성되며, “역사적원가주의”에 입각하여 작성됩니다. 간단하게 이런 거죠. 제가 30년전에 대치동에 아파트를 1억원주고 샀다면, 저의 장부상 취득원가는 1억원입니다. 아직까지 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비록 지금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을 넘는다 하더라도 저의 장부상 취득원가는 1억원으로 표시되는 것이 “역사적원가주의” 입니다.

 

조금 과장하긴 하였지만, 태생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장부에 기록되어 있는 가치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비율의 산식을 보시면, PBR>1 인 경우 시장가치가 장부가치보다 높고, PBR<1인 경우 장부가치가 시장가치보다 높다는 의미입니다. PBR<1인 경우 해당 회사의 가치가 어느정도는 저평가 되어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06~2010년의 KOSPI 전체 기업 PBR 평균과 2011~2015 KOSPI 전체기업 PBR 평균을 살펴보죠.

구분

06~10 평균

11~15 평균

KOSPI평균 PBR

1.56

1.17

 

KOSPI 평균 역시 1을 상회하는 PBR 값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높지는 않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장 등 자산이 많은 장치산업/제조업은 PBR이 매우 낮은 편(1보다 낮은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이고 IT산업 등 보유 자산이 많지 않은 기업은 PBR이 높은 편입니다.

 

상장후 삼성SDS 2015 PBR , 그리고 네이버/카카오 등의 PBR 값을 한 번 비교해보겠습니다.

 

구분

삼성SDS

네이버

카카오

2015 PBR

4.28

9.04

2.73

 

 

(출처: 네이버 금융)

 

꽤 높죠? 삼성SDS는 앞서 블로그 글에서 언급했던 지배구조 개편 기대심리로 인해 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상장 이후의 현재 상황만 놓고 보았을 때 시장가치가 장부가치보다 4배나 높은 회사이지요. 그런데 99 BW의 행사가격이 PBR 0.65 수준이라니요…

 

물론 당시는 IT산업의 태동기였고, IT산업이 이렇게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하나, 해당 BW의 행사가격은 상당히 낮아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공방 끝에 삼성SDS가 대주주 및 친족의 이익을 위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BW를 배정하였다고 판결났습니다.

(비슷하게 너무나도 유명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났었습니다.)

 

관련 글 참조 : 에버랜드 CB 삼성 SDS BW, 그리고 안철수 BW 저가발행

 

 

3.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이런 저런 시비를 뒤로하고 이재용씨는 삼성SDS의 주요주주가 되었으며, 그룹의 SI전문 업체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됩니다.

 

이미 언급되었던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국내 최고 인재들의 경쟁력, 그리고 IT시장의 급속한 성장 3박자가 맞아떨어지게 되면서 삼성SDS의 기업가치는 급속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실제 그림으로 보니 어마어마 하네요.)

 

 

4. 여론과 규제에 부딪히다.

 

이렇게 상승일로를 걷던 삼성 SDS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경 부터입니다. 이미 알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었으며,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었으나, 언론에 집중보도되며 논란이 가속화되었습니다. 그 선두주자로 지목된 두개의 기업이 바로 삼성SDS와 현대글로비스입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되었으니 추가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부정적 여론과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건 정부의 주도로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2014년부터 시행되게 됩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감몰아주기 방지 관련)

-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부당한 이익제공 및 다른 회사 대상 불공정 거래행위 금지 (위반시 과징금/벌금 부과)

-       규제대상회사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합하여 상장회사는 30%(비상장사는 20%) 이상 보유한 계열회사

-       특수관계인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회사를 3% 이상 보유하는 주주(개인)과 그 친족에 증여세 과세(2012년 신설, 2015 2월부터 적용)

 

(그 외 공정거래법 개정사항)

-       신규 순환출자 금지

 

, 일감몰아주기를 지속하는 경우, 이익을 받은 대주주(또는 그 친족)에게는 증여세를 부과하고, 해당 회사에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규제를 만들게 되죠.

 

이에 대응하여 규제의 대상이 되었던 많은 회사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합병/분할 등을 통한 지분율 감소를 꾀하는 것이며, 또 다른 방법으로는 외부 거래가 많은 계열회사와의 합병 또는 지분 외부매각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참조 “일감몰아주기 관련 과세 및 규제의 회피사례와 관련 제도 개선방안 제안” – 경제개혁연구소 2015-03)

 

이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또 기회가 되면 할 수 있겠지요. 여담으로 위의 경제개혁연구소 리포트를 쓰신 분은 채이배씨로 금번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되셨습니다. 기업지배구조 및 일감몰아주기 전문 저격수라는 평이 많습니다.)

 

우리의 삼성SDS는 어떤 방법으로 이를 회피하였을까요? 사실 삼성SDS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 합계가 20% 미만이었으므로 애초에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규제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정부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개정하여 대기업 계열 SI업체의 공공부문 사업에 입찰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ㅎㄷㄷ 하죠? 그런데, 여기에 예외조항을 달아서, 중요한 사업 등에는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유명무실한 조항이 되었다는 비판이 많았죠.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삼성SDS는 “국내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입찰 참여를 하지 않겠다” 라고 선언합니다. 결국 국내 비판여론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이겠지요.

 

이렇게 일감몰아주기 논쟁은 일단락 되는 듯 하였습니다.

 

5.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본격화되고, 삼성SDS가 자발적으로 입찰 불참여를 선언한 이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삼성SDS의 매출 감소였습니다.

 

위의 그래프상 총합 매출액은 계속 증가추세를 보였습니다만,

 

구분

2012

2013

2014

2015

SI부문 매출액

5.0

5.2

5.5

5.2

 

SI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정체/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삼성SDS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을 위한 고민의 단계에 접어들었….. 어야 하는데, 삼성은 의외의 대응을 합니다. 바로 물류사업부문의 강화라는 선택지를 고른 것이지요.

 

구분

2012

2013

2014

2015

SI부문 매출액

5.0

5.2

5.5

5.2

물류부문 매출액

0.6

1.8

2.4

2.6

합계

5.6

7.0

7.9

7.8

 

매출은 다시 성장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만, 과연 이것이 건강한 성장이었을까요? 여기는 지배구조를 이야기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업적인 내용이나 Biz Portfolio측면의 언급은 자제하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 신사업개시/혁신등을 고민하는 반면, 삼성SDS는 또다른 빨대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고민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저로서야 이렇게 단순하게 얘기하겠지만, 실제로 SI사업부 내부에서는 성장을 위한 엄청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그 분들의 노력을 폄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단순한 회사 내부의 성장 (새로운 시장/비즈니스모델 발굴, 해외 진출 등)을 기다릴 수 없는 회사 외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만 해봅니다. 앞서 여러편에 걸쳐 말씀드렸지만, 삼성SDS의 기업가치 성장은 합병 등을 통한 이재용씨의 지배력 강화(이는 제일모직으로 대체되는 바람에 무산되긴 했지만) 또는 이재용씨의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있었겠지요.

 

(절대 기존 삼성SDS의 직원들을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님을 우선 밝히겠습니다.) 태생이 빨대사업인 삼성SDS는 성장이 정체되자, 다른 빨대를 붙이는 방식으로 성장동력을 찾는 악수를 두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이 부분이 제가 생각하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유능한 직원들을 모아서, 그렇게 대단한 회사들을 창업할 정도의 능력을 지닌 직원들을 모아서, 벤처정신이라는 사냥감을 포기하고, 그룹에서 던져주는 일감을 받아먹는 가축으로 변모하게 된 데에는 기업 내부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회사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지배구조 재편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모종의 의도가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으시는지요?

 

물론, 자본주의에 돈이 신이고, 정의이지만, 삼성SDS 자체의 기업가치와 성장성에 투자한 주주들이 입게 될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할런지요… (아 저는 삼성SDS주식을 단 한주도 안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피해 입는 주주가 있다면, 특정인의 이익 방향과 일치하게 포지셔닝을 하여서 돈을 버는 주주들도 반드시 존재하겠지요.

 

이렇게 좋고 성장가능성이 높던 회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세계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또는 최소한 국내 IT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공룡이 될 수도 있었던, 제2의 네이버, 제2의 카카오, 어쩌면 제2의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될 수도 있었던 회사가 이렇게 찢겨지고, 쪼개지고, 합병될 지도 모를 처지에 처하게 된 것은 도대체 왜일까요...

어쨌든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회사이긴 하네요.

 

다음 번 포스팅에서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과 삼성그룹 주가?” 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가급적 주 1회는 포스팅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


 

[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2~3편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6편까지 와버렸네요. 처음엔 흥미로웠다가, 3편까지 기본개념을 쌓은 이후부터는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조금조금씩만 바꿔가며 분석하고, 검토하다보니, 지루하셨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잘랐습니다. 1~5편까지 읽으셨다면, 대략적인 감은 다들 잡으셨을 거로 생각되니까요.

 

지루하시죠? 저야, 공시된 것을 보고,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들을 보고 거기서 생각을 좀더 발전시켜나가면 되지만, 실제 거래구조를 만들고 이를 실행해나가는 담당자들은 얼마나 지루하고 답답하고 힘들겠습니까… 대한민국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분들이 모여서 열심히 구조짜고, 그림그리고, 검토하고… 하는 것이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말 고생하시고 대단하시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우리야..그저 이런 지배구조의 개편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해보고, 그 지배구조의 개편이 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검토해보고 상상해보고, 그 이익의 기회를 잘 포착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삼성 SDS의 사업부문별 Value를 가정하고 가려고 합니다. 이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맞는지도 모르겠으며, 실제로 저 비율대로 분할 될지도 모르지만, 뭔가 하나의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정한 것입니다. 해당 가치가 절대적으로 그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구분

Value

EV/EBITDA

IT 서비스

10.60

10.1

물류 BPO

0.88

13.4

순 현금

1.92

 

합계

13.40

 

 

앞서 (2)편에서 적용했던 한국투자증권의 Valuation을 기준점으로 얘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5)편에서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다음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1)

삼성SDS를 인적분할 (편의상 IT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이라고 부름)

(2)

기존 삼성SDS의 주주였던 삼성전자(23%), 삼성물산(17%) 는 분할후 IT 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을 각각 23%, 17%씩 보유하게 됨

(3)

삼성물산은 자신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물류사업부문의 지분 23%를 매수함 (지분 스왑)

(4)

삼성물산은 물류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자신의 지분 17%와 신규매입한 23%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과 물류사업부간 합병을 진행

(5)

삼성전자는 IT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지분 23%와 신규 매입한 17%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됨 (합병을 할 지는 불투명)

 

 

그림으로 하나씩 상세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삼성SDS를 인적분할 하는 경우 우리가 고려해야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업부분은 그렇다 치고 저 순현금 1.93조를 어떻게 할거냐를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참고] 순현금?

보통 M&A가 이루어질 때 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그 의미가 좀 특이합니다.

 

매우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A회사는 자산에 현금만 100억 있고, 부채도 아무것도 없이 현금만 100억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그러면 이 회사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 회사는 100억짜리 회사입니다. 현금은 교환의 대상이 아니라 교환의 수단이기 때문이지요. 또다시 바보 같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너 혹시 5만원짜리 1장 있어?” 라고 물어봐서 있다고 답했더니, 그친구가 “그래 그럼 내가 너의 5만원짜리를 살게. 45천원 주면 되겠니?”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그 친구가 더 이상 제 친구가 아니게 되겠지요. 1만원짜리 5장과 5만원을 교환하는 것은 가치를 매겨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등가 교환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돈에도 가치가 매겨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시간개념이 더해질 때인데 (이자)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5만원짜리 장난감을 샀어요. 사서 포장도 안 뜯고 가지고 있는데 친구가 제게 와서 너 그 5만원짜리 장난감 45천원에 팔아라. 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지는 거죠. 여기부터는 협상의 여지가 생깁니다. 왜냐면 현금 5만원이 아니라 취득원가가 5만원인 “장난감”이기 때문이지요.

 

보통 기업가치라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는” 그 회사가 영업을 통해 향후 벌어들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DCF:Discount of Cash Flow) 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뭐 어려운 얘기이긴 하지만요. 그렇다면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은?? 위의 정의에 비춰보면 현재의 기업가치 평가와 무관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을 통해 벌어들일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기업가치)와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합산해야 현재 그 기업의 적정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현금”은 알겠는데 “순현금”은 뭐죠?

 

사실 순현금(Net Cash)은 일반적인 회사에서 흔치 않습니다. 순차입금(Net Debt)이 더 흔하죠. 순차입금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업의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상에 있는 모든 차입금에서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차감한 값이 순차입금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차입금이 현금보다 더 많기 때문에 순차입금이 됩니다만, 삼성SDS는 오히려 현재 보유중인 현금으로 존재하는 모든 차입금을 다 갚고도 1.93조나 현금이 남는 (, 순현금 상태인) 매우 우량한 회사라는 의미이겠지요.

 

 

기업이 분할할 때에는 당연하게도, 어떤 명목을 가지고 사업부문을 쪼개게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쪼갤 이유가 없죠. 똑같이 휴대전화를 파는데 영업 1부문, 영업2부문이 있는데, 휴대전화 파는 영업 1부문과 2부문을 쪼개서 분할을 한다면 그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부문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그 영역에 알맞게 쪼개게 되지요.

 

그런데 현금은 꼬리표가 없습니다. 삼성SDS도 당연히 IT서비스부문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벌어오겠지만, 그만큼 현금을 많이 썼다면? 그래서 남은 돈이 전부 물류사업부문에서만 벌어온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걸 입증할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차입금도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보니, 분할을 할 때에 약간의 자산/부채 배분에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주장하기 나름이니까요.

 

앞서 계속 얘기했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물류사업부문의 가치가 낮게 평가 될수록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장시켜야 하는 삼성물산이 알짜배기사업인 물류를 그만큼 싸게 사온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그러나, 그 밸류의 근원이 현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가치가 100억짜리 사업부를 사오면, 그 사업부의 가치가 100억원이 달성되도록 계속적으로 사업을 잘 해야 하겠지만, 현금 100억을 내 주식을 발행해서 사오면 그건 일종의 증자 효과일 테니까요 (그냥 신주 발행하고 현금 생기는 것과 똑같죠?)

 

삼성에서는 이 현금을 어떻게 배분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관전포인트 입니다.) 여기서는 조금 극단적으로 물류사업부에 현금을 몰빵해준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진행하겠습니다.

 

구분

분할전

분할후

IT사업부문

물류사업부문

사업가치

11.48

10.60

0.88

순현금

1.92

-

1.92

합계

13.40

10.60

2.80

 

(1) 삼성SDS IT부문과 물류 BPO 부문으로 분할한다.

 

(2) 기존 삼성SDS의 주주였던 삼성전자(23%), 삼성물산(17%) 는 분할후 IT 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을 각각 23%, 17%씩 보유하게 됨

 

 

 

(3) 삼성물산은 자신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물류사업부문의 지분 23%를 매수함 (지분 스왑)

 

이 거래는 삼성물산이 IT사업부문의 지분을 팔고, 물류BPO의 지분을 사는 두개의 거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1) 삼성물산이 IT부문의 지분을 팔아서(to 삼성전자) 현금 1.8조를 확보

 

-       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되는 IT사업부문의 지분 가치는 10.6 X 17% = 1.8조 입니다.

-       이를 통해 삼성물산과 IT사업부문과의 지분관계는 단절됩니다.

-       따라서 삼성전자는 IT부문의 지분을 총 40%(기존 보유 23% + 물산으로부터 매입 17%) 보유하게 됩니다.

 

(3-2)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보유 물류BPO의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

 

-       삼성전자가 보유하게 되는 물류BPO 지분의 가치는 2.8 X 23% = 0.644조 입니다.

-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물류 BPO와의 지분관계는 단절됩니다. 이 거래의 묘미는 추후 삼성물산이 물류BPO와 합병하는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의 지분 상호출자 이슈가 해소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       따라서 삼성물산은 물류BPO의 지분을 총 40%(기존보유 17% + 전자로부터 매입 23%) 보유하게 됩니다.

 

(3-1) (3-2)의 거래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두가지입니다.

 

-       추후 삼성물산과 물류BPO가 합병하는 경우, 신규 지분상호출자의 이슈가 해소됩니다.

-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로부터 지분을 사올 때 현금이 0.644조 소요되지만, IT사업부문의 지분을 팔아서 획득한 현금 1.8조가 있으므로, 순 현금을 1.15조 추가 확보 하게 됩니다.

 

 

(4) 삼성물산은 물류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자신의 지분 17%와 신규매입한 23%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과 물류사업부간 합병을 진행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였으므로, 주주총회에서의 승인 가능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합병을 하고 난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분율 계산은 68일기준 주가를 토대로 단순계산하였으므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자 완성된 그림입니다. 그런데 뭔가 신기한게 있습니다.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기존 지분율은 31%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강조해 왔던게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 신주를 발행하게 되므로,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희석되지 않고 지분율이 유지되네요???

 

그 이유는 삼성물산이 합병직전에 물류BPO에 대해 보유하고 있던 40%의 합병포합주식 때문입니다.

 

[참고] 합병포합주식?

합병포합주식이란 합병존속회사가 합병당시 보유하고 있는 피합병회사의 주식을 말합니다.

 

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삼성물산이 물류BPO에 대해 합병을 결의하게 된 순간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40%의 지분은 합병포합주식이 됩니다.

 

‘그래서 그게 뭐?’ 싶은데요. 합병을 하는 경우, 합병존속법인은 피합병법인의 주주에게 합병존속법인의 신주를 합병대가로 발행해줍니다. 삼성물산 역시 물류BPO의 주주들에게 삼성물산의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물류BPO의 최대주주인(40%) 삼성물산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시 말해서 삼성물산은 물류BPO의 주주인 삼성물산 자기자신에게 합병대가로 자기자신의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는 건가요? 신주를 발행해봤자, 그 주식은 자기자신에게 신주를 발행하게 되는 것이므로, 자기주식이 되겠지요. 어차피 자기주식이 될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맞는 건가요?

 

결론적으로 현행법에서는 포합주식에 대한 신주발행여부에 대해 따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서 자기주식으로 보유하든, 그냥 신주를 발행하지 않든,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처리의 간편성을 위하여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본건 합병에서 보면 삼성물산이 물류BPO의 지분을 40%나 보유중이므로 합병포합주식에 대해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으므로, 신규로 발행할 주식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계산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물류 BPO의 가치가 2.8조이므로, 68일 종가기준 125,000원짜리 삼성물산주식을 총 2230만주를 발행해야 합니다. (2.8조 ÷ 125,000 = 22,329,317)

 

구분

지분율

전체발행시

실제발행

(포합주식제외)

오너일가

17%

3,795,984

3,795,984

삼성물산

40%

8,931,727

-

기타주주

43%

9,601,606

9,601,606

합계

100%

22,329,317

13,397,590

 

오너일가의 지분은 포합주식이 아니므로 신주가 발행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신주 13백만주 발행으로 오너일가 기존 지분율은 매우 소폭 희석 되지만, 오너일가가 물류BPO지분 보유에 대한 합병대가로 받게 되는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유지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교묘하죠?

 

이로서 지배구조 개편전과 개편후의 주요 이해관계자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분

개편전

개편후

오너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

31%

31%

삼성전자의 물류BPO지분율

23%

- %

삼성전자의 IT부문 지분율

23%

40%

삼성물산의 보유현금

1.1

4.15

 

표로 정리하면 좀 딱딱한데, 개편으로 인한 효과는

1)     오너일가의 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유지되고

2)     물산의 기존 보유현금(1.1)에 물류BPO 보유현금 1.9, 그리고 IT사업부문 스왑 차액 1.15조 합계 3.05조가 증가합니다.

3)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물류사업을 삼성물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의 벤치마크 Valuation과 보유현금을 물류에 몰빵하는 것을 가정하고 얘기를 전개해보았는데요,

 

보유현금(1.9)을 전액 물류BPO로 보내는 경우와는 정반대로 전액 IT사업부문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인적분할 직후 물류BPO의 가치는 0.88, IT사업부문의 가치는 12.52조가 됩니다.

  따라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 처분으로 현금유입이 2.13조가 생기고, 물류BPO 지분 23% 매입에 0.2조가 소요되어 차액 1.93조의 현금 유입이 생깁니다.

  합병후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1%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사례와 비교하면 물류BPO의 기업가치가 떨어졌더니(현금가치만큼) 현금은 적게 늘어나고, 오너일가의 지분은 유지됩니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본인과 합병하게 될 물류BPO의 보유 현금이 높을수록 기업가치에 긍정적입니다.

 

또한, 물산이 처분해야 할 IT사업부문의 기업가치는 높을수록 좋고, 본인이 사야하는 물류BPO의 기업가치는 낮을수록 스왑 차액이 극대화됩니다.

 

마지막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하는 포합주식의 효과로 인하여 물류BPO의 가치 변동과 무관하게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유지됩니다.(물류BPO의 기업가치를 2천억에서 10조까지 엑셀에 넣어봤으나, 지분율 변동은 30~31%였습니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에 영향이 없다면, 물류BPO 합병 이벤트만 놓고 봤을 때는 물류BPO의 주가가 낮을수록 삼성물산에는 이득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IT사업부문의 가치입니다.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만 고려했을 때에는 IT사업부문의 가치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지분을 팔아서 손에 쥐는 돈이 많아질테니까요) 그러나,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물산이 보유중인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사와야 하기 때문에 IT사업부문의 가치가 높을수록 지출현금이 커집니다. 삼성전자의 주주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벤트이지요.

 

5편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증권사 리포트 중에 물류BPO를 모회사로 하는 물적분할 후 IT사업부를 전액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있었는데 제가 이 시나리오를 부정적으로 본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공룡 삼성전자라 하더라도, SI업체 매입에 10조나 투입한다는 것을 시장이 고운시선으로 봐줄지? 였습니다.

 

그렇기에 분할후 IT사업부문의 가치가 어떻게 될 지는 제 역량으로는 예측이 불가능 합니다.

 

요약정리 하겠습니다.

- 삼성SDS의 분할은 인적분할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분할후 합병시 상호출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하여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가진 지분을 스왑 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상기 거래구조에서 분할후 물류사업부문의 가치는 낮을수록 삼성물산에 이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IT사업부문의 가치는 높을수록 삼성물산에는 이득, 삼성전자에는 손해이므로 방향 예측이 어렵습니다.

 

제 예상은 이러한데, 읽으시는 분들의 예상은 어떠신지요? 사실 저보다 10배는 더 똑똑하고, 유능하신 삼성그룹의 분들께서는 이런 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들고나오시진 않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예상해보고,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보는게 이런 예상의 재미이겠지요.

일단 시나리오와 관련한 이야기는 대충 다 쓴 것 같습니다. 일부러 언급하지 않은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금문제인데요, 적격분할, 적격합병, 지분스왑시 발생할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등은 어렵지 않은 선에서 다룰 수 있다면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1)편에서 언급했다시피,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합병”과 관련하여 “부인공시”를 하였기 때문에, 향후 3개월 15일 내에는 합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합병 이벤트는 올해(2016) 10월 이후 또는 내년(2017)이나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후 IT사업부문과 삼성전자간 합병에는 너무 변수가 많아서 예상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건희씨를 제외한 오너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이 “0”에 가깝기 때문에, IT사업부문을 17% 보유한 오너일가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자와의 합병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너무나도 먼 이야기…

 

※ 다음번에는 메인 이야기 흐름과 맞지 않다 싶어서 쓰지 않았던 자투리 이야기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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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계속 얘기하지만, 삼성SDS 이벤트와 관련한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 블로그 포스팅은 쏟아져 나오지만, 다들 너무 어려운 얘기들로 (물론 공부가 되신 분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이겠지만요) 구성되어 있다보니,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고자 “친절”한 지배구조 이야기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내용이 길어지고 있네요.

 

단적으로, 6 3일 분할 관련 공시이후 6 7일에 증권사 리포트가 4개가 나왔습니다. 6 7일의 리포트에서는 대부분 “물적분할”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물적분할 보다는 인적분할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어제 오후에 회사측이 “인적분할”할 것이라는 기사를 냈고, 그 이후 68일에 추가로 나온 2개의 리포트에서는 “인적분할” 이 유력할 것 같다고 내용이 작성되었습니다.

 

뭐 죽은 자식 X알 만지기 이긴 합니다만… 제가 암만 “다른 기사들 나오기 전에, 증권사 리포트 나오기 전에 인적분할 할 것 같다고 예측했었거든!!” 이라고 주장해봤자, 이미 기사와 리포트가 나온 뒤이기 때문에 그걸 증명할 방법은 없겠죠. 사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라는 섹시한 주제라면, 이와 관련한 분석을 하고 글을 쓰기위해 월급을 받는 기자/애널리스트들이 즐비한데, 그냥 직장인으로서 따로 짬을 내서 블로그에 글 쓰는 입장에서, 게다가 주요한 개념들 설명까지 해가면서 글이 늘어지다 보니, 제가 예측을 더 잘하느니, 그래서 더 잘 맞추느니… 보다는 리포트들을 읽어도 이게 무선 러시야 말인지, 깐따삐야말인지 모르겠는 많은 입문자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는 것이 더 제가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좀 편하게 편하게 웹에 있는 그림들 떼다 붙이려고 했는데, 제가 원하는 그림 찾기가 귀찮기도 해서 제가 일일이 노가다로 그려서 올립니다. 이것도 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중 하나인 듯 합니다.

 

각설하고, 오늘 포스팅에서는 67일에 나온 4개의 리포트와 68일에 나온 2개의 리포트의 주요 예측과 이에 대한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대신증권 리포트]

 

대신증권은 분할/합병 방식의 예측보다는 각각의 방식에 따른 관전 포인트들만 나열하였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 물산-SDS 분할합병 추진 시 관전 포인트

1. 물류 BPO를 물적분할하여 삼성물산과 합병 하는 경우 : 물류 BPO는 존속 SDS 100% 자회사

- SDS : 주식수 변화 없음. 물류 BPO 가치만 재평가. 삼성물산 합병 시 SDS가 물산지분 보유, 신규 순환출자 발생

- SDS 주주 : 그대로 존속 SDS 보유. 물산지분과 관련 없어짐. 이재용 부회장의 SDS 9.2% 지분가치에도 변화 없음

 

2. 삼성SDS를 인적분할하여 물류BPO를 삼성물산과 합병 하는 경우 : 삼성전자 → 삼성물산에 신규순환출자 발생

- SDS : 물류 BPO와 잔류사업가치로 분할비율 결정. 주식분할, 존속 SDS는 감자, 기업가치 축소

- SDS 주주 : 존속 SDS 지분과 물산 지분 동시 보유

- 이재용 부회장 보유 삼성물산 주식 수 증가. 지분율 증가폭은 미미할 것. 삼성물산이 합병대가를
자사주로 지급한다면 그나마 극대화

 

하나씩 보겠습니다. 물류 BPO를 물적분할하여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는 것은 그림으로 보면 이런 얘기이겠네요.

 

 

현재 상태에서 삼성SDS IT부문을 존속법인으로, 물류BPO부문을 물적분할 신설법인으로 분할하고

 

 

삼성물산과 물류 BPO가 합병을 하게 되면 삼성물산이 물류BPO의 주주인 IT부문에게 삼성물산의 합병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겠네요.

 

 

지난번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과 완전히 동일하죠? 단지 물류BPO사업부문의 가치가 얼마일지 미확정 상태이므로, 각 기관들의 Valuation 범위인 8,800억원 ~ 27,800억원 으로 적용해보니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최대 27%까지 희석되고, IT부문은 최소 4% 에서 10% 까지 삼성물산과 상호출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합병후 지분율 등은, 68일 종가기준으로 Quick하게 계산해보았습니다. 추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 거래의 이슈는 오너일가의 지분 희석과, IT부문과 삼성물산간의 신규 상호출자의 발생입니다. 이는 6개월 내에 해소해야할 대규모 물량 (7백만주 ~ 2,200만주) 금액기준으로는 8,800억원 ~ 2.8조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되는 이슈로 귀결됩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는 삼성 SDS 전체의 시가총액이라는 명확한 시장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치에 대해서는 큰 이슈가 없었지만,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물류BPO사업부는 비상장회사가 됩니다. (상장회사인 IT부문의 100% 자회사로 변신) 따라서 비상장회사에 대한 Valuation은 어느정도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상장법인끼리 합병할 때에는 시가”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간의 합병” 시에는 “본질가치평가법”이라는 다소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평가방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해하셨겠지만, Valuation에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면,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는 물류BPO의 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위의 그림을 좀더 풀어서 표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류BPO
Valuation

합병후 오너일가의

물산 지분율

합병후 IT부문의

물산 지분율

8,800

30%

4%

28천억

27%

10%

 

물류BPO Valuation 8,800억원인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 희석은 최소화되고, 상호출자 해소를 위하여 시장에 처분해야 할 IT부문의 물산 지분율 역시 4%밖에 안됩니다.

반면 28천억원인 경우에는 오너일가의 물산 지분율이 27%로 희석되며, 상호출자 해소를 위하여 시장에 처분해야 할 IT부문의 물산 지분율이 10%나 됩니다.

 

[참고] 오버행??

의식적으로 쓰는 것을 피했었지만, 상기의 상호출자 지분을 시장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기사나 리포트에서 “오버행”이슈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오버행이란 주식시장에서 대량으로 매도가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물량을 부르는 말입니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겠죠. , 오버행 이슈가 있으면 주가는 쭉 빠지게 됩니다. 오버행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더욱 많이 떨어지겠죠.

 

위에서 설명하면서 물류BPO사업부의 진정한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모르기 때문이지요. 뭐 저도 나름대로 가치평가를 해보고 어느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상장주식으로서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는 한 비상장주식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자의성이 개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에서는 가능한 대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 하고, 오버행 이슈를 최소화 (시장공급 물량 최소화)를 위해 물류 BPO의 실제 적정가치보다 훨씬 저렴하게 평가할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이는 분할전 SDS, 그리고 분할 후의 IT사업부문의 기존 주주들의 손해가 되겠지요.(분할후 IT사업부문이 100% 보유한 물류사업부문을 적정가치보다 저렴하게 팔게 될 테니)

 

이 지점에서 삼성SDS의 기존 주주들이 항의방문하고, 고소하고, 서명운동하는 등의 이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SDS의 기존 주주 중에는 오너일가도 17%나 있으니 그들도 손해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언급해왔지만, 오너일가에게 삼성물산의 지분 30%와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할 지, 삼성SDS의 지분 17%를 지키는 것이 중요할 지는 너무나도 뻔한 비교 아닐까요?

 

 

다음으로 SDS를 인적분할하고 물류사업부문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경우를 상상해보겠습니다.

 

 

시작은 동일합니다.

 

 

삼성SDS가 인적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이 두개회사에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게 되겠지요.

 

 

여기까지 잘 읽어오셨다면, 이제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오너 일가의 지분희석효과는 거의 없어 보이네요. 이번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사이에 신규 상호출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똑같이 오버행 이슈가 발생하겠네요. 그러나 인적분할 하는 경우에는 분할후에 물류사업부문도 상장회사가 되기 때문에, 물류사업부의 주식가치가 시장에서 평가되게 됩니다. 물적분할 했을 때보다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겠죠.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인적분할이든, 물적분할이든) 신규상호출자 또는 순환출자발생에 따른 오버행 이슈는 불가피할 것이고, 오버행으로 인한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 가능성과, 물류사업부문의 인수로 인한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가능성간의 유불리를 섣불리 언급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6 7일자 리포트를 살펴보겠습니다.

물적 분할 이후 IT서비스 사업 매각, 삼성물산과 합병 시나리오 유력

당사는 인적 분할 가능성은 낮게 판단한다. 두 사업 부문 모두 삼성 전자 향 매출 비중(IT서비스 50%, 물류 100%)이 높다. 지배구조 프리미엄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적 분할은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물류 사업을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 IT서비스 사업을 삼성전자(005930)에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한 이후 삼성물산(028260)과 합병을 예상한다. IT서비스 사업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한 삼성에스디에스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 계열사 합병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현금을 향후 지배구조 개편(계열사 보유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물적분할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대신증권의 예상과 두가지 측면에서 다릅니다.

 

(1) 물류사업을 모회사로, IT사업을 분할 신설법인으로 한다는 점

(2) 분할후 바로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IT사업부문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물류사업부문을 합병한다는 점

 

그렇게 되면, 물류사업부문이 IT사업을 처분한 현금 약 10조원을 가지고 삼성물산에 합병되는 것이므로, 지분희석 효과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삼성SDS 전체와 합병하는 경우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무려 10조원을 들여서 IT 서비스를 살까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주주들이 이를 가만히 놔둘까요?

 

뿐만 아니라, 물류사업부문에 삼성전자가 여전히 지분을 23% 보유하고 있으므로 양사(삼성물산+물류사업부) 합병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의 지분 상호보유 이슈는 여전합니다. (이역시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삼성SDS 전체 합병과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는 인적분할의 경우가 물적분할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낮아보입니다. 단지 삼성그룹이 물류사업부문의 Valuation을 통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진다는 문제가 있겠지만요.

 

쓰다보니 좀 늘어지는 듯한 감이 있어서 자르고 가겠습니다.

 

(요약)

- 물적분할후 합병하는 경우, 분할존속법인과 삼성물산간 신규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발생

- 인적분할후 합병하는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간 신규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 발생

- 물적분할 보다는 인적분할할 때 오버행 이슈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

 

 

다음 편에는 제가 생각하는 분할/합병 시나리오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어제 발표된 NH투자증권의 시나리오가 제 시나리오와 거의 동일합니다. 크흡! 이틀만 일찍 쓸걸)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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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본의 아니게 이야기가 옆으로 새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취지가 “Governance for Dummies” 였으며, ‘최대한 친절하게 작성해보자’ ‘가급적 전문용어는 배제해보자’, ‘불가피하게 전문용어를 쓰게 된다면, 그때 그때 간략한 개념이라도 정리하고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면서 쓰다보니 글이 계속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적었던 시나리오와 질문들만 정리해보겠습니다.

 

(1단계)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

(2단계) 물류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

 

첫번째 질문 :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면, 인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제가 생각하는 답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문제 제기 수준이라고만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두번째 질문 : 도대체 왜?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삼성SDS의 두개의 빨대 (SI, 물류) 중 하나인 물류 빨대를 떼서 삼성물산에 주겠다” 인거죠.

 

여기서 파생된 질문을 답하려다가 글이 딴 곳으로 빠졌는데요,

 

(1)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왜 빨대사업 전체(, SDS 전체)를 물산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귀찮게 분할 하고, 다시 합병을 할까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삼성그룹에서 제일 중요한 기업은 누가 뭐래도 삼성전자입니다. 오너 일가에게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다른 건 다 팔더라도 삼성은 안고 죽어야할 회사이지요. 대주주 일가의삼성전자의 현재(161분기) 지분율은 이건희 3.44%, 홍라희 0.75%, 이재용 0.58% 로 고작 4.77% 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를 대주주 일가가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삼성물산이 4.12%, 그리고 삼성생명이 7.32%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삼성전자 주주현황)

구분

지분율

이건희

3.44%

홍라희

0.75%

이재용

0.58%

일가족 소계

4.77%

삼성물산

4.12%

삼성생명

7.32%

삼성화재

1.28%

합계

17.49%

 

아시다시피 삼성물산은 이재용씨가 17.08%의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삼성물산 주주 현황)

구분

지분율

이재용

17.08%

이건희

2.84%

이부진

5.84%

이서현

5.47%

일가족 합계

31.23%

(이재용씨 남매가 삼성물산에 이렇게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된 Story는 유명하긴 하지만 매우 재미있고, 기나긴 얘기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단일 주주 중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의 주주 현황을 볼까요?

구분

지분율

이건희

20.76%

이재용

0.06%

삼성물산

19.34%

삼성생명공익재단

2.18%

일가족 합계

42.35%

 

길게 얘기했지만,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삼성일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제일 중요하고, 바로 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실질적으로는 삼성물산이 직접보유한 4%와 삼성생명을 통해 보유중인 7%가 전자의 지배에 핵심이니까요.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냥 깔끔하게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20% 정도 사면 될텐데 왜 저렇게 복잡하게 할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삼성전자가 너무 비싸요… 비싸도 너무… 어제(2016 6 8) 기준 시가총액이 203조입니다. 그러면 기존 보유 5%를 제외하고도 15%를 매입하는 데 30조가 있어야 해요. 어제 기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23,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이 20조입니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팔아봤자. 삼성물산 23X31%=7.1, 삼성생명 20X21%=4.2조 택도 없습니다.

 

따라서 삼성그룹에서 제일 중요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매우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기사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두축” 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그러니 삼성물산이 중요하지요.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삼성물산이 작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바닥모를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심지어 최근 법원에서조차 작년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는 1심판결까지 나왔으니…

 

(참고 기사 : http://news.donga.com/3/all/20160601/78428398/1)

 

만약 합병 이후에 주가가 훨훨 날아올라서 주주 모두의 부가 극대화 되었다면, 합병에 반대하던 주주들도 만족했을 텐데, 주가마저 떨어지니, 삼성그룹차원에서는 물산에 어떤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빨대사업인 삼성 SDS의 물류부문을 삼성물산에 붙여서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란 거죠.

 

그렇다면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이 시급하다면, 매우 좋은 빨대사업인 SI와 물류 두개를 모두 삼성물산에 넘기는, 즉 삼성SDS와 삼성물산이 그냥 합병하면 될텐데 왜 굳이 분할하고 상대적으로 영업이익 비중이 작은 물류부문만 물산으로 넘기려는 것일까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 앞서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합병존속법인의 기존 주주의 지분율에 희석효과가 발생합니다.

(2) 합병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상호출자가 발생합니다.

 

[그림] 삼성물산과 삼성SDS 전체가 합병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경우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대략적인 감만 익히기 위하여 2016 68일 기준 주가로 단순 계산하였습니다.)

 

 

(1) 비록 오너일가가 삼성 SDS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양 사 합병시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28%로 소폭 하락합니다. (지분 하락, 합병비율의 계산 등과 관련해서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지분율 하락이 오너일가에게 심각한 지배력의 상실인가? 에 대한 것은 오너일가 또는 삼성그룹에서 스스로 느낄 문제이므로 제가 어떻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 느낌으로는 여전히 25% 이상의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감내할 만한 수준이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2) 사실 제가 생각하는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부분 입니다. 삼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해 있습니다. , 기업집단 내에서 상호출자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참고] 상호출자??

단순하게 말해서, A회사가 B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B회사가 다시 A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상호출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게 뭐가 문제야?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갑씨가 10억원을 출자해서 A기업을 세웠습니다. A기업은 현금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겠지요. A기업이 다시 이 10억원을 출자해서 B기업을 세웁니다. 그러면 A기업은 B기업 주식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됩니다. B기업은 현금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구요.

 

여기서 B기업이 다시 A기업에 10억원을 출자하게 되면… A기업은 현금 10억원, B기업주식 10억원을 가진 20억원짜리 회사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B기업은 A기업의 주식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구요.

 

갑씨는 현금 10억원만 썼을 뿐인데, 외부에서 보기에는 A기업은 자산총액이 20억원이 됩니다. B기업 역시 자산 총액이 10억원이 되구요 (연결제거조정을 하면 사라지긴 하지만요) 게다가 여기에는 또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A가 지배하는 자회사 B가 다시 A를 지배하는 이상한 구조가 됩니다.

 

당연하게도 A사의 자본 20억 중 10억원은 뻥튀기 된 숫자이지요. 이는 회사법의 가장 중요한 근간 중 하나인 “자본충실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시킵니다.

 

그래서 상법에서는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주식 취득”을 금지하고 있으며, 공정거래법에서는 아예 계열회사간 주식 상호 보유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상호출자가 금지되어 있다보니 C사를 등장시켜서 쿠션맞고 상호 보유하는 것처럼 만드는게 “순환출자”입니다. 이는 나중에 또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요.

 

 

상호출자와 관련한 공정거래법상의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9[상호출자의 금지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자기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회사의 합병 또는 영업 전부의 양수

2.     담보권의 실행 또는 대물변제의 수령

  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출자를 한 회사는 당해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한 날부터 6월이내에 이를 처분하여야 한다. 다만, 자기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가 그 주식을 처분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언제나 법 조문을 읽으면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프네요. 핵심만 적어보겠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주식을 상호보유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합병등을 통해 부득이하게 취득한 경우는 아예 합병을 금지시킬 수는 없으니 취득 자체는 인정하되, 6개월 내에 상호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합니다.

 

감이 오시죠? 그러면 삼성SDS와 물산이 합병을 하는 경우에는 합병후 상호보유하게 되는 삼성물산의 전자주식 4%또는 전자의 물산주식 8%중 하나를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물산이 전자 주식을 처분할 일은 죽어도 없을 겁니다. 그러면 전자가 보유한 물산지분 8%를 처분해야 하는데, 합병후 물산의 기업가치는 합병전 물산(23) + 합병전 SDS(11) = 34조 정도일 것이므로, 2.7조정도의 가치가 됩니다. 이 지분을 누가 살까요? 오너 일가가 사면 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돈이 없어보입니다. 다른 삼성계열사가 산다면… 여기서 자세하게 다룰 순 없지만, 현재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와 관련해서, “기존 순환출자는 어쩔 수 없지만, 신규로 순환출자 고리는 금지”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삼성계열사 어디가 사더라도 신규순환출자 고리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결국 시장에 매도해야 할 텐데… 그 물량을 다 소화하려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합니다. 삼성전자는 해당 주식을 처분해서 현금 2.7조를 손에 쥔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자체의 기업가치에 큰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삼성물산이 삼성SDS를 통째로 합병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하겠습니다.

- 이미 많이들 아시겠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물산입니다.

- 삼성물산의 주가부양을 위해 빨대사업중 하나인 SDS의 물류사업을 삼성물산에 붙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어차피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삼성 SDS 전체와 합병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와 합병하는 경우, 상호출자 문제로 인하여 현실성이 낮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삼성SDS 분할 및 합병과 관련한 증권사 리포트들의 예상들을 한번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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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번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삼성SDS 2016 6 7일 오전에 “글로벌 물류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하겠다고 공시하였습니다.

 

이미 수차례 언급하였지만, 정말 단순하게, 글로벌 물류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분할을 할까요? 이미 시장에서는 많은 기사들을 통해 물류사업부문이 삼성물산과 합병될 가능성이 높다고들 합니다. (찌라시에서도 언급되었구요.) 삼성그룹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모든 주주의 가치극대화일까요? 특정 주주의 가치 극대화일까요? 아니면 특정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일까요?

 

시장에서 돌고 있는 시나리오를 중심 축으로 하고 얘기를 전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

(2단계) 물류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

 

그 이후는 워낙 시나리오의 종류가 많아서 여기서 다 커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저 두개만 가지고도 할 얘기가 너무나도 많거든요

 

첫번째 질문 :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면, 인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참고] 인적분할? 물적분할?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무엇인지는 워낙에 유명하여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언급해보자면 물적분할은 등장인물이 분할하는 회사, 분할당하는 회사 뿐이고, 인적분할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갑씨가 A의 지분을 51% 가지고 있는데, A가 분할을 해서 A B로 쪼개진다면,

 

(물적분할을 하는 경우)

A가 물적분할을 하면, A B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됩니다.

 

(인적분할을 하는 경우)

A가 인적분할을 하면, A B는 서로 지분관계가 없어지고, A의 주인인 갑씨가 A B를 각각 51%씩 보유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는 “그래서 뭐? 결국 그게 그거 아냐? 똑같은거 아냐? “ 싶었습니다. 사실 순수하게 수학적 또는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만약 B를 외부에 매각하게 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물적분할 이후 B를 외부에 매각하면 매각대금은 A에 귀속되는 반면, 인적분할 이후 B사를 외부매각하면 매각대금은 바로 갑씨에게 귀속됩니다.

 

물적분할의 경우에도, A가 배당을 하면 똑같지 않느냐 싶겠지만, 배당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일단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하고(누적결손법인이라면 배당이 불가능), 배당가능이익이 있더라도, 배당금의 10%만큼은 이익준비금으로 적립 하는 등 (이 역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언급 할 날이 있겠지요) 매각 대금이 그대로 갑씨에게 가기는 이런 저런 제약이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예는 한가지 사례일 뿐이고, 실제로는 매우 많고도 많은 복잡다단한 일들이 바로 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에서 발생합니다.

 

한가지만 기억하고 가시죠.

 

인적분할은 분할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효과가 분할 전 법인의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가고, 물적분할은 분할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효과가 직접적으로는 물적분할후 모회사에게, 그리고 주주에게는 간접적으로 간다. 정도만 기억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두번째 질문 : 도대체 왜?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인가???

 

이 역시 이미 많은 기사들을 통해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등을 통해서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삼성물산의 기존 사업들의 경쟁력 저하(특히 건설사업부문)로 인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저하를 우려하여 신성장동력을 긴급 수혈하는 것이 중론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렵게 표현했는데, 기존에 썼던 표현을 다시 써보면, “삼성SDS의 두개의 빨대 (SI, 물류) 중 하나인 물류 빨대를 떼서 삼성물산에 주겠다” 인거죠.

 

그러면, 최근의 주가 변동이 이해가 가시죠?

 

구분

62

63

67

비고

주가

전일대비

주가

전일대비

주가

전일대비

삼성전자

1,365,000

+3.17%

1,377,000

+0.88%

1,398,000

+1.53%

 

삼성물산

114,000

-4.20%

122,000

+7.02%

125,500

+2.87%

 

삼성SDS

167,000

-4.02%

149,000

-10.78%

150,500

+1.01%

 

 

찌라시가 돈 이후부터 삼성물산은 주가가 쭉쭉 올랐고, 삼성SDS는 주가가 쭉쭉 빠졌습니다. 땅짚고 헤엄치기 수준의 빨대 사업(실제 사업을 한다면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무 폄훼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네요) 하나가 SDS에서 빠져서 물산으로 간다니 그런 것이겠지요.

 

자 그러면 머리가 많이 복잡해지면서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나옵니다. 일단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궁금증들을 하나씩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왜 빨대사업 전체(, SDS 전체)를 물산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귀찮게 분할 하고, 다시 합병을 할까요?

 

삼성 SDS 전체와 삼성물산이 합병을 하는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 것인지를 상상해보면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 그전에… 합병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합병한다 한다 말은 많이 들었는데, 합병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참고] 합병의 법률적 관계

많은 사람들이 합병을 결혼에 비유합니다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합병도 결혼도 두 주체가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것이지만, 결혼은 그저 하나가 되었다고 선언적으로 말하는 것일 뿐, 여전히 독립적인 두명의 인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합병은 두개의 독립적인 법인이 문자 그대로 하나의 법인으로 완벽하게 합쳐지는 것입니다.

하나의 법인은 법인격이 소멸되고(소멸법인), 다른 하나의 법인은 소멸되는 법인의 사업을 전부 받아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법인이 소멸하는 경우는 결국 자체적으로 폐업신고하고, 청산을 하거나, 피합병법인이 되어 소멸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지요.

 

따라서, M&A에서 단순히 지분만 인수 할 때는 주주들 간에 계약만 체결하면 되겠지만, 합병은 회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에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유효한 합병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합병대상 두개의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주의 2/3(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말합니다.)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전체주주의 2/3이 아니라 출석한 주주의 2/3입니다. 총 주식수가 100주 있으면, 무조건 67주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수가 60주인 경우, 60 X 2/3 = 40주 이상이면 통과된다는 얘기이지요)

 

그러므로, 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양 사의 대주주가 합병에 동의 하거나, 존속법인이 피합병 회사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취득하거나 등등 지분율 싸움이 치열하게 생기는 것입니다. (작년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엘리엇과의 의결권 위임장 대결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2] 소멸법인의 주주는 어떻게 되는가?

앞서 법인이 소멸하는 경우는 청산하거나, 피합병되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하였습니다. 먼저 청산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결국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회사가 청산을 하면 회사의 모든 재산을 다 시장가로 팔아서 현금을 확보 합니다. 그리고 그 현금으로 부채를 모두 갚습니다. 부채를 갚은 이후 남은 재산을 주주들이 나눠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보통 실생활에서 회사가 청산하는 경우는 망한 경우이기 때문에, 재산을 다 팔아도 주주가 가지게 될 재산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가정으로 이런 상상을 해보자구요. 회사가 엄청 장사를 잘해왔는데, 대주주가 어느 순간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고, 회사를 청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가정한다면, (사실 이경우에도 대주주만 자기 지분 팔고 나가면 되긴 하지만, 가정해보자구요)

 

회사의 자산을 전부다 팔아치웠더니 1천억원의 현금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회사가 거의 무차입 경영수준이라서 외상물품대금만 100억원 정도 있어서 이를 갚고 나니 주주들에게 배정될 몫이 900억원이었습니다. 그러면 주주들은 가지고 있던 주식을 불태우면서 900억원을 지분비율로 나눠갖게 되겠지요.

 

쓸데없이 얘기가 길어진 것 같긴 합니다만.

위의 대주주가 무소유가 아니라, 회사를 다른 회사에 피합병시키기로 결정을 하였다면? 합병을 할 때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은 청산때와 마찬가지로 피합병법인이 소멸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보유중인 피합병법인의 주식은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아야 겠죠(청산때는 청산재산을 받았던 것처럼요). 회사가 망해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회사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합병당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피합병법인의 주주는 받을 재산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합병하는 법인(이하 합병존속법인)이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주주에게 대가로 주는 것을 “합병대가” 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법인 청산시와 마찬가지로, 합병존속법인이 피합병법인의 가치를 계산하여(이를 Valuation이라고 부릅니다.) 그 가치만큼 (위의 사례대로라면 900억원) 현금으로 준다면, 거래는 매우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깔끔하지 않죠.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나 합병존속법인이 쌩돈 900억원을 한꺼번에 지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죠. 그렇다고 합병대가를 안 주고 배쨀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합병할 때 합병존속법인이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에게 합병존속법인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주게 됩니다.

 

그러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피합병법인의 주식을 불태우고 현금 900억원을 받는 대신, 900억원 상당의 합병존속법인의 주식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또다시 의문이 생깁니다. 주식이란 것은 가치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게 되는 합병존속법인의주가 역시 받은 이후에 오르락 내리락 하겠지요. 그러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이 생각하기에, 합병존속법인의 주가가 떨어질거 같으면?? 아니면 오를 거 같으면? 간단합니다. 떨어질 것 같으면, 합병에 반대하면 되겠지요. 또한, 지분율이 낮아서 합병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성사될 경우에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주식매수청구권” 이라는 상법상의 제도가 있습니다. (이 역시도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합병존속법인의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합병에 찬성하면 되겠지요?

 

이래저래, 그냥 돈으로 받으면 깔끔한데, 가치의 변동이 있는 주식을 받게 되니 복잡해지는 것이겠지요.

 

 

[참고3] 그렇다면 합병 존속법인의 주주는 어떻게 되는가?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단순하게 생각해본다면, 합병존속법인의 주주는 본인의 주식 가치 자체와 주식수가 변하지 않을 것이므로 별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예를 들어서 A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B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게 돕니다. 원래 B의 가치는 1,000억원 하던 회사였는데, A에 합병되면 엄청 좋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면, 당연히 B의 주가는 쭉쭉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합병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B의 가치가 1,500억원이 되어 버렸다면…. A B 1,500억원(또는 그에 상당하는 A의 주식)을 주고 합병해야 합니다. A의 주주들 중에는 “원래 1,000억원 짜리 회사인데 왜 1,500억원이나 주고 사느냐?” 라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죠…

A의 가치는 원래 2,000억원짜리 회사였습니다. 논의의 편의를 위하여 1주당 1억원 총 2천주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A의 지분 50% 1천주를 가지고 있던 주주 갑씨가 있습니다. 갑씨가 보유중이던 지분의 가치는 1,000억원입니다. 그런데, A B와 합병을 합니다. 그러면서 A B의 주주들에게 A의 신주를 발행해준다면, (논의의 편의를 위해 A의 주가는 1억원/주 로 고정시켜두겠습니다.)

 

(Case 1) B의 가치가 1,000억원인 경우

 

A의 주식 1주의 가치가 1억원이므로, B사의 주주들에게 총 1천주를 발행하게 됩니다. 발행 및 합병후에는, A의 총 발행 주식수는 3천주(기존2천주 + 신규발행 1천주)가 되며, A의 주주는 갑씨 1천주, 기존 A주주 1천주, 그리고 기존 B 주주 1천주 가 됩니다. 합병후 A사의 기업가치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기존 A사의 가치 2천억 + 기존 B사의 가치 1천억 = 3천억 이고 발행주식수도 3천주 이므로 1주당 가치는 3천억 ÷ 3천주 = 1/주 가 됩니다.

 

갑주주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갑 주주는 A의 보유주식수 1천주, 1주당 가치 1억원 총 지분가치 1천억원으로 경제적으로는 달라진 바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달라진게 있습니다. 총 발행주식수가 2천주에서 3천주로 증가했죠. 그렇다면? .. 합병 갑 주주의 A에 대한 지분율은 50%(1천주/2천주) 였으나, 합병 후 갑주주의 지분율은 33.3%(1천주/3천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쓰는 것 같군요)

 

(Case 2) B사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1,500억원이 된 경우

 

A의 주식 1주의 가치가 1억원이므로, B사의 주주들에게 총 1500주를 발행하게 됩니다. 총 발행주식수는 35백주(기존 2천주 + 신규발행 15백주)가 되며, 합병 후 A의 주주는 갑씨 1천주, 기존 A주주 1천주, 그리고 기존 B 주주 1천주가 됩니다. 앞서와 동일하게 합병후 A의 기업가치는 기존 A의 가치 2천억 + 기존 B의 가치 15백억 = 35백억이고 발행 주식수도 35백주 이므로 1주당 가치는 35백억 ÷ 35백주 = 1/주가 됩니다. (당연하죠).

 

갑주주의 입장에서도 보유 주식수 1천주, 주가 1억원, 보유재선 1천억으로 유지됩니다만, 지분율은 28,6% Case1보다 더 하락하게 됩니다. (1천주/35백주))

 

그리고 여기에는 또 다른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합병전 B의 적정 가치는 1천억원인데, 합병 기대감으로 단순히 주가가 급등하여 가치가 1,500억원이 된 것이었다면….. 합병후 일정시점이 흐르고, 합병 전 B의 원래 적정가치 1천억원으로 다시 하락하게 된다면…. 합병후 일정시점이 지난 뒤의 합병후 A사의 기업가치는 합병전 A의 기업가치 2,000억원 + 합병전 B의 적정가치 1,000억원 = 3,000억원으로 다시 내려오게 되겠죠.

 

갑주주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합병후 A의 기업가치는 3,500억원 → 3,000억원으로 하락하였기 때문에, 1주당 가치는 3,000억원 ÷ 3,500 = 0.85억원/주로 하락하게 되고, 1천주를 보유한 갑씨의 지분가치는 857억원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 갑주주는 기업가치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합병전 A의 지분 50% 주식 1천주를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본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28%로 하락하게 되고, 보유했던 지분 1천억원은 857억원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나요? 문제는 단 하나, B사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적정가치에서 벗어난 시점에 합병을 했다는 것이지요.

 

조금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합병존속법인의 기존 주주들은 어찌되었든, 합병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총 발행주식수(분모)가 증가하여 본인들의 보유주식수에 변동이 없더라도 지분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희석효과)

 

그런데, 합병시점에 시장에서의 일시적인 충격 또는 Valuation차이, 또는 시장상황으로 인하여 피합병법인의 가치가 적정가치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심지어는 보유지분의 가치까지도 훼손될 수 있습니다.

 

역시나, 그냥 돈으로 주면 깔끔한데, 주식을 발행하다보니 골치 아프게 되네요. 그런데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적정가치 1천억짜리 회사를 1,500억원 현금주고 살 이유도 없으니, 여러모로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겠지요.

 

 

에구구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편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겠습니다.

- 인적분할은 분할법인의 기존 주주에게 효과가 직접적으로 가는 분할 방법이다.

- 합병시에는 합병존속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하여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 합병존속법인의 주주들은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이 떨어지는 희석효과가 있으며, 이는 합병시점의
피합병법인의 가치변동에 따라 더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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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이번엔 조금 옛날 얘기와 삼성SDS가 무엇인고… 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어느 회사를 알아 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보아야 하는 것이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제일 먼저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서 회사 소개, 연혁을 훑어보고, 그다음에는 전자공시의 사업보고서를 읽어봅니다.

 

모르시는 분은 없으시겠지만, 주소는 dart.fss.or.kr 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겠지만, 여기 전자공시에는 정말 수많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들과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의 원천이 바로 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전자공시와 사업보고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Tip)

전자공시는 네이버만큼 친절하지 않아서, 실제로 금감원에 등록된 회사명으로 검색해야지만 나옵니다. , “삼성SDS”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고, “삼성에스디에스”로 검색해야 나옵니다. 그렇다고 한글만 등록되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GS칼텍스는 “GS칼텍스”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애매하다 싶으면 좀 빡세지만 이것저것 쳐보거나, 대표적인 이름 (ex 삼성)을 치시고 검색창 옆에 “회사명찾기” 버튼을 눌러보세요.

 

회사명 찾기 버튼을 누르면 아래 그림과 같이 팝업이 나옵니다. 해당 팝업창에서 스크롤 바를 움직이시며 원하시는 회사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사업보고서를 선택해 보시면 일단 그 방대한 양에 압도되어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창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사업보고서의 모든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만, 꼭 읽어보는 것은 사업보고서의 “II.사업의 내용” 부분입니다. 이곳에 가면, 이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어떤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당 사업부별 이익이 어떻게 나는지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삼성 SDS의 사업의 내용을 열어보니 처음 보이는 내용은

당사와 연결종속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IT서비스, 물류BPO 2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라고 되어 있네요.

 

음… 분할한다고 하더니, 역시 IT서비스와 물류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었군요.

 

 

부문별 재무정보를 보니, 2015 1년간 삼성 SDS의 총 매출액은 7.8조인데, 이 중 IT서비스는 5.2,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2.6조를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작 물류사업인데 매출액이 2.6조라니..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처음 찌라시를 접했을 때 “응? 삼성SDS SI업체 아닌가? 왠 물류?” 라고 의아해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었거든요)

 

(참고) SI 업체?

거창한 것은 아니고, System Integration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회사의 IT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업무를 일컫습니다. 메일시스템, 회계/자금시스템, 물류시스템 등을 다 통합하여 프로그램화 하는 서비스죠. IT 혁명 이후, 모든 회사가 정보시스템화 되어 가면서 모든 회사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부문이 되었는데요. 대부분 시작은 “사내 전산부서”로 하였다가, 시스템이 고도화, 전문화 되면서 외주 용역이 필요하게 되면서 대기업들의 전산부서가 따로 떨어져 나와서 세우게 되는 회사가 SI업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성SDS, LG CNS, SK C&C(합병후 SK)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정보시스템을 통합한다는 것은 해당 회사의 많은 기밀 업무들이 전산정보화 된다는 얘기인 것인데, 이를테면, LG 전자의 정보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삼성 SDS가 일을 잘한다고 해서 삼성SDS에 일을 맡길 수 있을까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3개의 회사들은 그룹 내의 모든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는 외주업을 담당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게 약 5년전 큰 이슈가 되었던 “일감몰아주기” 입니다.

 

“그룹의 보안 유지 VS 중소 SI업체의 시장 참여기회를 제한하는 일감몰아주기”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만, 한가지 사실은 확실합니다. 그룹 SI 업체들은 그룹내의 소위 말하는 빨대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라는 사실입니다. 예전처럼 주판으로 계산하고, 종이에 손으로 보고서를 쓰지 않는 한, 그리고 모기업/그룹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망할 일 없는 좋은 Cash Cow를 가진 것이지요.

 

위에서 SI업체만을 얘기했지만, 소위 말하는 빨대 사업은 SI업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지출될 비용이라면 관계사를 만들어서 해당 관계사에 일감을 주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수많은 사업장/공장을 가지고 있는 그룹 계열사 중에 급식업체가 있다면, 공장들의 급식업체는 당연히 해당 계열사일테고, 기업의 소모성 자재(프린터토너, 문구류 등) 등을 구매 대항 하는 MRO 업체들도 그럴테구요.

 

어차피 지출될 비용을 관계사에게 지출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해가 가능한 부분입니다만, 여기에는 숨겨진 함정이 있습니다.

 

[일감몰아주기]

이를 테면 이런 것이지요. 모회사가 자회사로 빨대 업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오너가, 또는 오너의 자식들이 지분 100%로 매우 조그맣게 (ex 5 ~ 10) 회사를 하나 차립니다. 그리고 그 회사가 소모성 자재를 공급한다던가, 급식업을 행하는데, 별도의 영업 없이 그룹사의 일감만으로도 매출이 발생한다면, 해당 회사들의 기업가치는 수직상승하게 됩니다. 그렇게 오너의 자식들에게 부가 이전 되는 것이지요.

 

이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 예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갑은 A사를 51%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A사는 공장 급식업체에 비용을 100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중간과정을 생략한다면) 갑의 비용이 51, 그리고 나머지 주주들의 비용이 49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갑의 아들인 을이 급식업체 F사를 설립(을이 100% 보유)했습니다. F사는 아무런 영업 없이 A사의 공장 급식을 다 한다면, F사의 매출액은 100이 됩니다. 그리고 그 100은 전부 F의 이익이 되지요.

 

바꿔 말하면, 갑은 A사의 51%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갑 자신의 비용 51 A사의 나머지 주주들의 비용 49를 모아서 자신의 아들인 을에게 100의 이익을 준 것입니다.

 

비록 기존 급식업체와 동일한 비용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이는 부의 분배가 아니라, 부의 집중을 초래하지요.

 

을은 이렇게 번 돈을 가지고, 갑으로부터 지분을 받을 때 납부해야할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기도 하고, 또는 본인이 100% 지분을 가진 F사와 A사와의 합병을 통해 A사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하겠습니다.)

 

굉장히 간략하게 설명하였지만,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는데, 물류사업이 뭔가 봤더니, 삼성전자의 해외 수출 물류를 삼성 SDS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류와 관련한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현대글로비스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23.29%를 보유하여 최대주주로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의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로 2005 12 26일 상장당시 42,500/주 였으나, 상장이후 지속적인 상한가 및 상승을 거듭하여 2014 9월에는 최고가인 337,000원 까지 갔습니다. 10년간 700%에 가까운 수익인 거죠. 지금은 다시 18만원 수준의 주가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325% 수준의 수익률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어떻게 이렇게 주가가 치솟을까요? 궁금하지 않나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 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그 첫번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탄탄한 실적은 위에 썼다시피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에 기인하는 것이겠지요.

 

또다른 하나는, 회사의 주가부양 노력과, 시장의 주가 상승 예상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전술한 바와 같이, 그룹의 오너 또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크게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오너 일가의 재산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고로, 그룹차원에서 일감 몰아주기 외에도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지요. 또는, 시장 참여자들이 주가부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고, 오너 일가의 재산 증식에 올라타서 본인의 재산 증식을 희망하며 주식을 계속 매입하여 주가가 오르기도 합니다.

 

사실 앞서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글로비스라고 언급했지만,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례는 역시나 삼성SDS입니다. 위에 언급한 두개의 대표적인 “빨대사업” SI와 물류를 동시에 보유한 대박 회사이지요.

 

최근 주가가 엄청나게 빠져서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시가총액이 12조 수준의 소프트웨어 업체라니… 상상만해도 놀랍습니다. 2016 6 7일자 한국투자증권의 삼성SDS 관련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SOTP(Sum Of The Parts)로 산출한 삼성SDS Valuation 13.4조원 수준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분

Value

EV/EBITDA

IT 서비스

10.60

10.1

물류 BPO

0.88

13.4

보유 현금

1.93

 

합계

13.41

 

 

[참고] Valuation

Valuation과 관련하여서는 굉장히 할 얘기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Valuation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합니다.

 

, SOTP(Sum Of The Parts)가 생소한 분들이 계실까봐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삼성 SDS 처럼 IT서비스 사업과 물류사업으로 성격이 많이 다른 사업을 단 하나의 방법 (PER, EBITDA 멀티플 등)으로 회사 전체로 평가하는 경우 왜곡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부를 잘게 쪼개서 각각 평가하고 이를 합산하는 방식을 Sum Of The Parts라고 부릅니다. (쓸데없이 있어보이게 영어로 약자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위의 Valuation이 현재 시장에서 보는 적정가치라고 본다면, 2016년 초에는 어떻게 이회사의 주가가 27만원수준(시총 21)을 유지했었고, 지금은 무슨 일이 있었길래 주가가 15만원 수준(시총 11)으로 뚝 떨어진 걸까요? 6개월 사이에 회사의 기업가치가 그렇게나 훼손될 만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삼성SDS 지분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방아쇠는 2016년 1월말 이재용씨가 SDS의 지분 2%를 매각한다고 발표한 것부터로 추정됩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재용씨가 개인적으로 지분을 많이 (11.25%, 이부진, 이서현 각 3.9%  19.05%) 보유중인 삼성SDS를 활용해서 합병을 통한 지배력 강화, 또는 주가상승 후 상속세 납부의 재원으로 활용 등을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뜬금없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참여를 위해 지분을 무려 2%나 팔다니요????

 

[참고] 지분 1~2%가 뭐그리 대단해?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리는 어떤 회사를 지배한다면 50%+1주는 확보되어야 대주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대기업의 지분 1~2%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위에 언급된 삼성SDS만 하더라도 당시 시가총액이 20조 수준이라면, 지분 1% 2천억원입니다.

(저는 삼성 SDS 지분 1%만 가지고 있다면, 어디 숨어서 1년에 20억씩 쓰면서 100년 살고 싶네요. 그래도 재산이 줄질 않겠죠)

참고로 세법상으로는 1% 이상(코스닥은 2%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주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할얘기가 많지만 이런거죠. 예를 들어 삼성SDS와 삼성전자가 합병을 하게 된다면, 이재용씨와 삼성물산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주식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뀌게 되므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겁니다. 그 때 SDS의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재용씨와 삼성물산이 합병이후 보유하게 될 삼성전자의 지분은 올라갈 수 있으니 삼성SDS의 주가는 오를 것이다. 등등 (좀 어려운 내용이 많으므로 나중에 기회 된다면 자세히 언급해보겠습니다.)

 

이런 기대감에 삼성SDS의 주가가 계속 계속 올랐었는데,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자고, 삼성SDS의 지분을 팔아치우니, 시장에서는 ‘아 SDS를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시나리오는 나가리구나’하고 반응한 것이지요. (어려운 내용이니 나중에 기회되면 다시 써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삼성SDS는 이번에 분할을 왜하는 것일까요? 찌라시의 말대로 삼성물산과 합병을 한다면, 그건 또 왜 하는 것일까요? 분할을 하고, 합병을 한다면 그냥 쓰윽 하면 되는 것일까요? 한다면 인적분할? 물적분할? 어떤 방식으로 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뇌내망상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소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삼성 SDS는 삼성전자가 22.6%, 삼성물산이 17.1%, 오너 일가가 17.0%를 보유한 회사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형적인 오너일가 일감몰아주기 지배구조 수혜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하여 많은 밑그림과 가설들이 증권가에 떠돌았지만, 일단 회사측에서는 삼성SDS의 분할을 시작점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에 분할의 방법, 분할과 관련한 예상 이슈, 그리고 합병관련 이슈들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 가급적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어려운 용어는 풀어서 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많이 어려운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되네요

※ 사실 이 블로그는 1년쯤 전부터 생각만 계속 하다가, 이번에 좋은 계기라고 생각하고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관련 기본 개념을 포스팅을 여러 개 해두고 시작하려고 했으나, 기본개념만 읽고 있으면 재미 없는 것도 사실이고, 하여 실 사례를 가지고 생소한 용어가 나올 때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곁가지로 많이 흐르네요






















Posted by JayDub
,

[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16 6 2일자 찌라시 하나가 하루 삼성 그룹의 주가를 들썩이게 하였습니다.

 

찌라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6/8() SDS회사 분할 발표

물류 → 물산 합병

솔루션사업부문 → 물산자회사

※ 잠실동관은 물산으로 바뀜. 우면동 인력 → 전자 or 전자자회사

   그외 나머지 → 상장한 미라콤에 편입

 

다음 날인 16 6 3일 거래소는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삼성sds와 물산 그리고 전자에게 풍문에 대한 답변을 하라고 말이죠

삼성그룹은 더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조회공시의 답변 기한이 당일 오후 6시였는데, 오전 1030분경에 바로 답변공시를 합니다.

 

삼성SDS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 (미확정)

- 현재 당사가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하여 확정된 사실은 없습니다.

 

- 사업부문을 분할한 이후, 합병 등 추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즉시 공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삼성물산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 (부인)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물류부문 합병 추진 검토 보도와 관련하여

당사는 현재 삼성에스디에스() 물류부문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 (부인)

삼성전자()는 삼성에스디에스() 컨설팅SI부문과의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기사화되기도 하였지만, 얼핏 보면 해당 찌라시가 뇌내망상일뿐이라는 것 같아 보입니다. 조금만 꼼꼼히 읽어보도록 하지요

 

물산과 전자는 “부인”공시를 한 반면 SDS는 미확정 공시를 하였습니다.

 

, 분할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분할 이후의 합병과 관련해서는 3사가 동일하게 부인하였지만요.

 

지루하지만 잠시 공시 규정을 살펴보면

조회공시 사항이 의사결정과정 중에 있을 때는 미확정 공시를 할 수 있으나, 1개월 이내에 확정 내용 및 진행상황을 직접 공시로 재공시 해야 한다.

부인공시를 하는 경우, 일반 내용은 1개월 15일 이내, M&A건은 3개월 15일 내에 동 부인 공시를 번복할 경우 불성실공시로 본다.

 

, 삼성 SDS 1개월 이내에 후속적으로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공시를 해야 하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만약, 3개월 15일 이내에 삼성 SDS의 분할 사업부와 합병을 하게 되면 부인공시가 거짓말 한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참고)

2014 9 2일 거래소는 SK() SK C&C와의 합병 추진과 관련한 풍문/기사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였으며, 같은 날 SK부인공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2015 4 20일에 두 회사는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6 7일 삼성 SDS는 자율공시를 통해 분할을 공식화 하였습니다.

 

 경영사항(자율공시)

1. 제목

회사 분할 검토 추진

2. 주요내용

- 회사는 향후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으며, 나머지 사업도 전사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하였습니다.

3. 결정(확인)일자

2016-06-07

4.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

- 상기 결정(확인)일자는 회사 분할 검토 추진에 대한 이사회 보고일 입니다. 
-
회사 분할의 구체적인 내용 및 일정은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며, 
  
향후 회사 분할에 관한 이사회 승인이 있거나 경영환경 등에 따라 
  
회사 분할 검토 추진안에 중대한 변동이 있는 경우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입니다.

※ 관련공시

2016-06-03 조회공시 요구(풍문 또는 보도) 대한 답변(미확정) 

 

이렇게 분할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이 지배구조 재편작업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일단 시장의 반응은 이런 것 같습니다.

구분

62

63

67

비고

주가

전일

대비

주가

전일

대비

주가

전일

대비

삼성전자

1,365,000

+3.17%

1,377,000

+0.88%

1,398,000

+1.53%

 

삼성물산

114,000

-4.20%

122,000

+7.02%

125,500

+2.87%

 

삼성

SDS

167,000

-4.02%

149,000

-10.78%

150,500

+1.01%

 

 

사실 삼성전자는 그리 큰 의미는 없이 My Way인 것으로 보이고, 물산과 SDS의 주가를 보면, 극명하게 시장의 반응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 그럴까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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