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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6 [현대중공업의 분할] 짧은 소감 및 예상시나리오 3개

요즘 회사 업무가 바빠서 블로그에 소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전히 바쁘지만, 어제 현대중공업 분할과 관련하여 짧은 소감을 텍스트위주로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세한 내용을 써보겠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어제 (16.11.15)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총 4개로 분할 및 2개의 회사를 현물출자방식으로 신규설립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70448.html

회사 관계자는 유례없는 조선업 장기불황 시장상황 하에서 생존 및 책임경영체제 강화를 위해 분할을 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분할을 보고 딱 생각 나는 것 3개만 정리해보겠습니다. 나머지 자세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I. 기존에 1개였던 순환출자고리가, 분할로 인해 4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순환출자를 해소할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순환출자고리가 1개로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ceoscoredaily.com/news/article.html?no=15606

해당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중공업(95%) → 현대삼호중공업(42%) → 현대미포조선(8%) →현대중공업 으로 이어지는 고리로, 정몽준회장이 보유한 현대중공업지분 10%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8%를 합산하여 20% 수준의 영향력 행사)

그런데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을 하게 되므로,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존재하던 순환출자 고리 1개에서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을 중심으로 하는 순환출자고리 4개로 증가하게 됩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신규순환출자고리의 생성 금지 규정" 에 의거하여, 현대미포조선이 인적분할로 인해 신규로 보유하게될 현대로보틱스 등 3개사에 대한 8%의 지분은 처분해야 합니다. 

이 경우, 분할로 신설되는 3개사에 대한 정몽준 회장의 지분율은 10%수준이 됩니다. 해당 지분에 대한 처리 또는 지배력 강화가 필요해지는 부분입니다. 


II. 현대로보틱스(가칭)와 현대오일뱅크의 합병을 통한 오일뱅크의 우회상장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공시된 바와 같이 상장사가 인적분할을 하는 경우, 분할신설법인은 재상장되게 됩니다. 이 경우, 현대로보틱스는 사실상 본인의 사업보다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보유가 주 업종인 회사이므로, 양사가 합병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기존에는 현대중공업이 오일뱅크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과 오일뱅크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은 실질적으로 어려웠으나, 이제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앞서 I.순환출자고리 해소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로보틱스에 대한 지배력은 정몽준 회장의 10%와 우호지분인 KCC의 7%밖에 없게 됩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게될 8%는 처분해야 하므로) 

지분율이 낮더라도 합병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합병성사 보다는 합병으로 인한 시세상승 차익을 도모한다면, 정몽준회장 측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처분해야 하는 8%의 지분을 직접 인수해서 개인의 보유 지분율을 18%로 높일 필요성이 높아집니다. 

공시된 분할 재무제표를 보면, 현대로보틱스의 자본총계는 2조2,476억원으로 8%의 지분가치는 최소한 1,800억원 수준입니다. 정몽준회장이 1,800억원을 주고 현대미포조선의 지분을 사와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지요.


III. 로보틱스를 제외한 여타 분할 신설법인은 외부 매각 가능성이 있습니다. 

I. 과 II. 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I.에서 보았다시피 분할신설법인들 모두에 대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게될 지분 8%는 처분해야 합니다. 

II.에서 보았다시피 정몽준회장은 사실상의 핵심 자회사인 오일뱅크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현매포의 지분 8%(장부가 기준 1,800억원 수준)를 사오고 싶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타 분할신설법인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현대건설기계" 의 공시 분할재무제표상 순자산은 각각 7천억원 수준입니다. 

정몽준회장이 해당 회사들에 1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므로 동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경우 예상 매각가액은 700억원 씩 2개 = 1,400억원 입니다. 

만약,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8%와 합쳐서 일괄 매각하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을 수 있으므로, 매각가액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묘하게... 정몽준회장이 지분매각으로 손에 쥐게 될 현금은 (1,400억원 +알파) 그리고 미포조선이 팔아야 하는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8% 매각가는 (1,800억 + 알파) 입니다. 그럴듯한 시나리오이지요?

이번 분할시 현대 로보틱스에 "오일뱅크"의 지분을 주면서 차입금도 2조 가까이 로보틱스에 넘겨주어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을 낮추어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에 숨겨진 내용은 현대로보틱스에 차입금을 더 많이 배부하여 현대로보틱스의 순자산 가액을 낮추고, 이를 통해 정몽준 회장이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8%를 조금 더 싼 가격에 매입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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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하면서 기사를 좀 자세히 읽어보니 중요한 내용을 놓친게 하나 있어서 업데이트 합니다.

현대중공업은 자기주식을 13.4% 보유중에 있었는데, 해당 자기주식은 전부 현대로보틱스에 배정한다고 합니다. 

이 배정이 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나면, 자기주식은 현대중공업이 들고 있을 때는 별 의미가 없지만, 별도의 법인인 현대로보틱스가 보유하게 되면 실제 주식으로서의 가치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단순히 분할만 했을 뿐인데, 현대로보틱스는 분할 후의 현대중공업, 그리고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의 지분을 13.4% 보유하게 되는 것이란 얘기이지요.

여기에 정몽준회장이 인적분할시 본인이 가지게 되는 상기 회사들의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현물출자하게 된다면, 정몽준회장은 현대로보틱스의 지분을 20% 이상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수없이 많이 회자된 "인적분할의 마법"이지요.

(관련기사)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25/2012092500412.html

이렇게 된다면, 정몽준회장은 현대로보틱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하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됩니다. 

아 여기에는, 여전히 위에서 언급한 현대미포조선의 신규순환출자 해소 그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좀더 자세히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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