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2~3편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6편까지 와버렸네요. 처음엔 흥미로웠다가, 3편까지 기본개념을 쌓은 이후부터는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조금조금씩만 바꿔가며 분석하고, 검토하다보니, 지루하셨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잘랐습니다. 1~5편까지 읽으셨다면, 대략적인 감은 다들 잡으셨을 거로 생각되니까요.

 

지루하시죠? 저야, 공시된 것을 보고,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들을 보고 거기서 생각을 좀더 발전시켜나가면 되지만, 실제 거래구조를 만들고 이를 실행해나가는 담당자들은 얼마나 지루하고 답답하고 힘들겠습니까… 대한민국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분들이 모여서 열심히 구조짜고, 그림그리고, 검토하고… 하는 것이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말 고생하시고 대단하시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우리야..그저 이런 지배구조의 개편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해보고, 그 지배구조의 개편이 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검토해보고 상상해보고, 그 이익의 기회를 잘 포착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삼성 SDS의 사업부문별 Value를 가정하고 가려고 합니다. 이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맞는지도 모르겠으며, 실제로 저 비율대로 분할 될지도 모르지만, 뭔가 하나의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정한 것입니다. 해당 가치가 절대적으로 그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구분

Value

EV/EBITDA

IT 서비스

10.60

10.1

물류 BPO

0.88

13.4

순 현금

1.92

 

합계

13.40

 

 

앞서 (2)편에서 적용했던 한국투자증권의 Valuation을 기준점으로 얘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5)편에서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다음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1)

삼성SDS를 인적분할 (편의상 IT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이라고 부름)

(2)

기존 삼성SDS의 주주였던 삼성전자(23%), 삼성물산(17%) 는 분할후 IT 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을 각각 23%, 17%씩 보유하게 됨

(3)

삼성물산은 자신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물류사업부문의 지분 23%를 매수함 (지분 스왑)

(4)

삼성물산은 물류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자신의 지분 17%와 신규매입한 23%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과 물류사업부간 합병을 진행

(5)

삼성전자는 IT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지분 23%와 신규 매입한 17%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됨 (합병을 할 지는 불투명)

 

 

그림으로 하나씩 상세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삼성SDS를 인적분할 하는 경우 우리가 고려해야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업부분은 그렇다 치고 저 순현금 1.93조를 어떻게 할거냐를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참고] 순현금?

보통 M&A가 이루어질 때 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그 의미가 좀 특이합니다.

 

매우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A회사는 자산에 현금만 100억 있고, 부채도 아무것도 없이 현금만 100억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그러면 이 회사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 회사는 100억짜리 회사입니다. 현금은 교환의 대상이 아니라 교환의 수단이기 때문이지요. 또다시 바보 같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너 혹시 5만원짜리 1장 있어?” 라고 물어봐서 있다고 답했더니, 그친구가 “그래 그럼 내가 너의 5만원짜리를 살게. 45천원 주면 되겠니?”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그 친구가 더 이상 제 친구가 아니게 되겠지요. 1만원짜리 5장과 5만원을 교환하는 것은 가치를 매겨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등가 교환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돈에도 가치가 매겨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시간개념이 더해질 때인데 (이자)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5만원짜리 장난감을 샀어요. 사서 포장도 안 뜯고 가지고 있는데 친구가 제게 와서 너 그 5만원짜리 장난감 45천원에 팔아라. 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지는 거죠. 여기부터는 협상의 여지가 생깁니다. 왜냐면 현금 5만원이 아니라 취득원가가 5만원인 “장난감”이기 때문이지요.

 

보통 기업가치라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는” 그 회사가 영업을 통해 향후 벌어들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DCF:Discount of Cash Flow) 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뭐 어려운 얘기이긴 하지만요. 그렇다면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은?? 위의 정의에 비춰보면 현재의 기업가치 평가와 무관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을 통해 벌어들일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기업가치)와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합산해야 현재 그 기업의 적정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현금”은 알겠는데 “순현금”은 뭐죠?

 

사실 순현금(Net Cash)은 일반적인 회사에서 흔치 않습니다. 순차입금(Net Debt)이 더 흔하죠. 순차입금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업의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상에 있는 모든 차입금에서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차감한 값이 순차입금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차입금이 현금보다 더 많기 때문에 순차입금이 됩니다만, 삼성SDS는 오히려 현재 보유중인 현금으로 존재하는 모든 차입금을 다 갚고도 1.93조나 현금이 남는 (, 순현금 상태인) 매우 우량한 회사라는 의미이겠지요.

 

 

기업이 분할할 때에는 당연하게도, 어떤 명목을 가지고 사업부문을 쪼개게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쪼갤 이유가 없죠. 똑같이 휴대전화를 파는데 영업 1부문, 영업2부문이 있는데, 휴대전화 파는 영업 1부문과 2부문을 쪼개서 분할을 한다면 그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부문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그 영역에 알맞게 쪼개게 되지요.

 

그런데 현금은 꼬리표가 없습니다. 삼성SDS도 당연히 IT서비스부문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벌어오겠지만, 그만큼 현금을 많이 썼다면? 그래서 남은 돈이 전부 물류사업부문에서만 벌어온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걸 입증할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차입금도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보니, 분할을 할 때에 약간의 자산/부채 배분에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주장하기 나름이니까요.

 

앞서 계속 얘기했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물류사업부문의 가치가 낮게 평가 될수록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장시켜야 하는 삼성물산이 알짜배기사업인 물류를 그만큼 싸게 사온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그러나, 그 밸류의 근원이 현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가치가 100억짜리 사업부를 사오면, 그 사업부의 가치가 100억원이 달성되도록 계속적으로 사업을 잘 해야 하겠지만, 현금 100억을 내 주식을 발행해서 사오면 그건 일종의 증자 효과일 테니까요 (그냥 신주 발행하고 현금 생기는 것과 똑같죠?)

 

삼성에서는 이 현금을 어떻게 배분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관전포인트 입니다.) 여기서는 조금 극단적으로 물류사업부에 현금을 몰빵해준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진행하겠습니다.

 

구분

분할전

분할후

IT사업부문

물류사업부문

사업가치

11.48

10.60

0.88

순현금

1.92

-

1.92

합계

13.40

10.60

2.80

 

(1) 삼성SDS IT부문과 물류 BPO 부문으로 분할한다.

 

(2) 기존 삼성SDS의 주주였던 삼성전자(23%), 삼성물산(17%) 는 분할후 IT 사업부문과 물류사업부문을 각각 23%, 17%씩 보유하게 됨

 

 

 

(3) 삼성물산은 자신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물류사업부문의 지분 23%를 매수함 (지분 스왑)

 

이 거래는 삼성물산이 IT사업부문의 지분을 팔고, 물류BPO의 지분을 사는 두개의 거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1) 삼성물산이 IT부문의 지분을 팔아서(to 삼성전자) 현금 1.8조를 확보

 

-       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되는 IT사업부문의 지분 가치는 10.6 X 17% = 1.8조 입니다.

-       이를 통해 삼성물산과 IT사업부문과의 지분관계는 단절됩니다.

-       따라서 삼성전자는 IT부문의 지분을 총 40%(기존 보유 23% + 물산으로부터 매입 17%) 보유하게 됩니다.

 

(3-2)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보유 물류BPO의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

 

-       삼성전자가 보유하게 되는 물류BPO 지분의 가치는 2.8 X 23% = 0.644조 입니다.

-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물류 BPO와의 지분관계는 단절됩니다. 이 거래의 묘미는 추후 삼성물산이 물류BPO와 합병하는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의 지분 상호출자 이슈가 해소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       따라서 삼성물산은 물류BPO의 지분을 총 40%(기존보유 17% + 전자로부터 매입 23%) 보유하게 됩니다.

 

(3-1) (3-2)의 거래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두가지입니다.

 

-       추후 삼성물산과 물류BPO가 합병하는 경우, 신규 지분상호출자의 이슈가 해소됩니다.

-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로부터 지분을 사올 때 현금이 0.644조 소요되지만, IT사업부문의 지분을 팔아서 획득한 현금 1.8조가 있으므로, 순 현금을 1.15조 추가 확보 하게 됩니다.

 

 

(4) 삼성물산은 물류사업부문에 대한 기존 자신의 지분 17%와 신규매입한 23%의 지분을 합하여 40%의 지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과 물류사업부간 합병을 진행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였으므로, 주주총회에서의 승인 가능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합병을 하고 난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분율 계산은 68일기준 주가를 토대로 단순계산하였으므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자 완성된 그림입니다. 그런데 뭔가 신기한게 있습니다.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기존 지분율은 31%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강조해 왔던게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 신주를 발행하게 되므로,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희석되지 않고 지분율이 유지되네요???

 

그 이유는 삼성물산이 합병직전에 물류BPO에 대해 보유하고 있던 40%의 합병포합주식 때문입니다.

 

[참고] 합병포합주식?

합병포합주식이란 합병존속회사가 합병당시 보유하고 있는 피합병회사의 주식을 말합니다.

 

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삼성물산이 물류BPO에 대해 합병을 결의하게 된 순간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40%의 지분은 합병포합주식이 됩니다.

 

‘그래서 그게 뭐?’ 싶은데요. 합병을 하는 경우, 합병존속법인은 피합병법인의 주주에게 합병존속법인의 신주를 합병대가로 발행해줍니다. 삼성물산 역시 물류BPO의 주주들에게 삼성물산의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물류BPO의 최대주주인(40%) 삼성물산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시 말해서 삼성물산은 물류BPO의 주주인 삼성물산 자기자신에게 합병대가로 자기자신의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는 건가요? 신주를 발행해봤자, 그 주식은 자기자신에게 신주를 발행하게 되는 것이므로, 자기주식이 되겠지요. 어차피 자기주식이 될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맞는 건가요?

 

결론적으로 현행법에서는 포합주식에 대한 신주발행여부에 대해 따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서 자기주식으로 보유하든, 그냥 신주를 발행하지 않든,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처리의 간편성을 위하여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본건 합병에서 보면 삼성물산이 물류BPO의 지분을 40%나 보유중이므로 합병포합주식에 대해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으므로, 신규로 발행할 주식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계산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물류 BPO의 가치가 2.8조이므로, 68일 종가기준 125,000원짜리 삼성물산주식을 총 2230만주를 발행해야 합니다. (2.8조 ÷ 125,000 = 22,329,317)

 

구분

지분율

전체발행시

실제발행

(포합주식제외)

오너일가

17%

3,795,984

3,795,984

삼성물산

40%

8,931,727

-

기타주주

43%

9,601,606

9,601,606

합계

100%

22,329,317

13,397,590

 

오너일가의 지분은 포합주식이 아니므로 신주가 발행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신주 13백만주 발행으로 오너일가 기존 지분율은 매우 소폭 희석 되지만, 오너일가가 물류BPO지분 보유에 대한 합병대가로 받게 되는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유지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교묘하죠?

 

이로서 지배구조 개편전과 개편후의 주요 이해관계자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분

개편전

개편후

오너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

31%

31%

삼성전자의 물류BPO지분율

23%

- %

삼성전자의 IT부문 지분율

23%

40%

삼성물산의 보유현금

1.1

4.15

 

표로 정리하면 좀 딱딱한데, 개편으로 인한 효과는

1)     오너일가의 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유지되고

2)     물산의 기존 보유현금(1.1)에 물류BPO 보유현금 1.9, 그리고 IT사업부문 스왑 차액 1.15조 합계 3.05조가 증가합니다.

3)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물류사업을 삼성물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의 벤치마크 Valuation과 보유현금을 물류에 몰빵하는 것을 가정하고 얘기를 전개해보았는데요,

 

보유현금(1.9)을 전액 물류BPO로 보내는 경우와는 정반대로 전액 IT사업부문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인적분할 직후 물류BPO의 가치는 0.88, IT사업부문의 가치는 12.52조가 됩니다.

  따라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IT사업부문의 지분 17% 처분으로 현금유입이 2.13조가 생기고, 물류BPO 지분 23% 매입에 0.2조가 소요되어 차액 1.93조의 현금 유입이 생깁니다.

  합병후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1%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사례와 비교하면 물류BPO의 기업가치가 떨어졌더니(현금가치만큼) 현금은 적게 늘어나고, 오너일가의 지분은 유지됩니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본인과 합병하게 될 물류BPO의 보유 현금이 높을수록 기업가치에 긍정적입니다.

 

또한, 물산이 처분해야 할 IT사업부문의 기업가치는 높을수록 좋고, 본인이 사야하는 물류BPO의 기업가치는 낮을수록 스왑 차액이 극대화됩니다.

 

마지막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하는 포합주식의 효과로 인하여 물류BPO의 가치 변동과 무관하게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유지됩니다.(물류BPO의 기업가치를 2천억에서 10조까지 엑셀에 넣어봤으나, 지분율 변동은 30~31%였습니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에 영향이 없다면, 물류BPO 합병 이벤트만 놓고 봤을 때는 물류BPO의 주가가 낮을수록 삼성물산에는 이득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IT사업부문의 가치입니다.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만 고려했을 때에는 IT사업부문의 가치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지분을 팔아서 손에 쥐는 돈이 많아질테니까요) 그러나,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물산이 보유중인 IT사업부문의 지분 17%를 사와야 하기 때문에 IT사업부문의 가치가 높을수록 지출현금이 커집니다. 삼성전자의 주주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벤트이지요.

 

5편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증권사 리포트 중에 물류BPO를 모회사로 하는 물적분할 후 IT사업부를 전액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있었는데 제가 이 시나리오를 부정적으로 본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공룡 삼성전자라 하더라도, SI업체 매입에 10조나 투입한다는 것을 시장이 고운시선으로 봐줄지? 였습니다.

 

그렇기에 분할후 IT사업부문의 가치가 어떻게 될 지는 제 역량으로는 예측이 불가능 합니다.

 

요약정리 하겠습니다.

- 삼성SDS의 분할은 인적분할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분할후 합병시 상호출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하여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가진 지분을 스왑 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상기 거래구조에서 분할후 물류사업부문의 가치는 낮을수록 삼성물산에 이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IT사업부문의 가치는 높을수록 삼성물산에는 이득, 삼성전자에는 손해이므로 방향 예측이 어렵습니다.

 

제 예상은 이러한데, 읽으시는 분들의 예상은 어떠신지요? 사실 저보다 10배는 더 똑똑하고, 유능하신 삼성그룹의 분들께서는 이런 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들고나오시진 않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예상해보고,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보는게 이런 예상의 재미이겠지요.

일단 시나리오와 관련한 이야기는 대충 다 쓴 것 같습니다. 일부러 언급하지 않은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금문제인데요, 적격분할, 적격합병, 지분스왑시 발생할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등은 어렵지 않은 선에서 다룰 수 있다면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1)편에서 언급했다시피,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합병”과 관련하여 “부인공시”를 하였기 때문에, 향후 3개월 15일 내에는 합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합병 이벤트는 올해(2016) 10월 이후 또는 내년(2017)이나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후 IT사업부문과 삼성전자간 합병에는 너무 변수가 많아서 예상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건희씨를 제외한 오너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이 “0”에 가깝기 때문에, IT사업부문을 17% 보유한 오너일가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자와의 합병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너무나도 먼 이야기…

 

※ 다음번에는 메인 이야기 흐름과 맞지 않다 싶어서 쓰지 않았던 자투리 이야기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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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계속 얘기하지만, 삼성SDS 이벤트와 관련한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 블로그 포스팅은 쏟아져 나오지만, 다들 너무 어려운 얘기들로 (물론 공부가 되신 분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이겠지만요) 구성되어 있다보니,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고자 “친절”한 지배구조 이야기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내용이 길어지고 있네요.

 

단적으로, 6 3일 분할 관련 공시이후 6 7일에 증권사 리포트가 4개가 나왔습니다. 6 7일의 리포트에서는 대부분 “물적분할”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물적분할 보다는 인적분할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어제 오후에 회사측이 “인적분할”할 것이라는 기사를 냈고, 그 이후 68일에 추가로 나온 2개의 리포트에서는 “인적분할” 이 유력할 것 같다고 내용이 작성되었습니다.

 

뭐 죽은 자식 X알 만지기 이긴 합니다만… 제가 암만 “다른 기사들 나오기 전에, 증권사 리포트 나오기 전에 인적분할 할 것 같다고 예측했었거든!!” 이라고 주장해봤자, 이미 기사와 리포트가 나온 뒤이기 때문에 그걸 증명할 방법은 없겠죠. 사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라는 섹시한 주제라면, 이와 관련한 분석을 하고 글을 쓰기위해 월급을 받는 기자/애널리스트들이 즐비한데, 그냥 직장인으로서 따로 짬을 내서 블로그에 글 쓰는 입장에서, 게다가 주요한 개념들 설명까지 해가면서 글이 늘어지다 보니, 제가 예측을 더 잘하느니, 그래서 더 잘 맞추느니… 보다는 리포트들을 읽어도 이게 무선 러시야 말인지, 깐따삐야말인지 모르겠는 많은 입문자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는 것이 더 제가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좀 편하게 편하게 웹에 있는 그림들 떼다 붙이려고 했는데, 제가 원하는 그림 찾기가 귀찮기도 해서 제가 일일이 노가다로 그려서 올립니다. 이것도 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중 하나인 듯 합니다.

 

각설하고, 오늘 포스팅에서는 67일에 나온 4개의 리포트와 68일에 나온 2개의 리포트의 주요 예측과 이에 대한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대신증권 리포트]

 

대신증권은 분할/합병 방식의 예측보다는 각각의 방식에 따른 관전 포인트들만 나열하였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 물산-SDS 분할합병 추진 시 관전 포인트

1. 물류 BPO를 물적분할하여 삼성물산과 합병 하는 경우 : 물류 BPO는 존속 SDS 100% 자회사

- SDS : 주식수 변화 없음. 물류 BPO 가치만 재평가. 삼성물산 합병 시 SDS가 물산지분 보유, 신규 순환출자 발생

- SDS 주주 : 그대로 존속 SDS 보유. 물산지분과 관련 없어짐. 이재용 부회장의 SDS 9.2% 지분가치에도 변화 없음

 

2. 삼성SDS를 인적분할하여 물류BPO를 삼성물산과 합병 하는 경우 : 삼성전자 → 삼성물산에 신규순환출자 발생

- SDS : 물류 BPO와 잔류사업가치로 분할비율 결정. 주식분할, 존속 SDS는 감자, 기업가치 축소

- SDS 주주 : 존속 SDS 지분과 물산 지분 동시 보유

- 이재용 부회장 보유 삼성물산 주식 수 증가. 지분율 증가폭은 미미할 것. 삼성물산이 합병대가를
자사주로 지급한다면 그나마 극대화

 

하나씩 보겠습니다. 물류 BPO를 물적분할하여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는 것은 그림으로 보면 이런 얘기이겠네요.

 

 

현재 상태에서 삼성SDS IT부문을 존속법인으로, 물류BPO부문을 물적분할 신설법인으로 분할하고

 

 

삼성물산과 물류 BPO가 합병을 하게 되면 삼성물산이 물류BPO의 주주인 IT부문에게 삼성물산의 합병 신주를 발행해주어야 하겠네요.

 

 

지난번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과 완전히 동일하죠? 단지 물류BPO사업부문의 가치가 얼마일지 미확정 상태이므로, 각 기관들의 Valuation 범위인 8,800억원 ~ 27,800억원 으로 적용해보니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최대 27%까지 희석되고, IT부문은 최소 4% 에서 10% 까지 삼성물산과 상호출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합병후 지분율 등은, 68일 종가기준으로 Quick하게 계산해보았습니다. 추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 거래의 이슈는 오너일가의 지분 희석과, IT부문과 삼성물산간의 신규 상호출자의 발생입니다. 이는 6개월 내에 해소해야할 대규모 물량 (7백만주 ~ 2,200만주) 금액기준으로는 8,800억원 ~ 2.8조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되는 이슈로 귀결됩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는 삼성 SDS 전체의 시가총액이라는 명확한 시장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치에 대해서는 큰 이슈가 없었지만,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물류BPO사업부는 비상장회사가 됩니다. (상장회사인 IT부문의 100% 자회사로 변신) 따라서 비상장회사에 대한 Valuation은 어느정도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상장법인끼리 합병할 때에는 시가”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간의 합병” 시에는 “본질가치평가법”이라는 다소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평가방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해하셨겠지만, Valuation에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면, 삼성물산의 입장에서는 물류BPO의 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위의 그림을 좀더 풀어서 표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류BPO
Valuation

합병후 오너일가의

물산 지분율

합병후 IT부문의

물산 지분율

8,800

30%

4%

28천억

27%

10%

 

물류BPO Valuation 8,800억원인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 희석은 최소화되고, 상호출자 해소를 위하여 시장에 처분해야 할 IT부문의 물산 지분율 역시 4%밖에 안됩니다.

반면 28천억원인 경우에는 오너일가의 물산 지분율이 27%로 희석되며, 상호출자 해소를 위하여 시장에 처분해야 할 IT부문의 물산 지분율이 10%나 됩니다.

 

[참고] 오버행??

의식적으로 쓰는 것을 피했었지만, 상기의 상호출자 지분을 시장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기사나 리포트에서 “오버행”이슈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오버행이란 주식시장에서 대량으로 매도가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물량을 부르는 말입니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겠죠. , 오버행 이슈가 있으면 주가는 쭉 빠지게 됩니다. 오버행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더욱 많이 떨어지겠죠.

 

위에서 설명하면서 물류BPO사업부의 진정한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모르기 때문이지요. 뭐 저도 나름대로 가치평가를 해보고 어느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상장주식으로서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는 한 비상장주식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자의성이 개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에서는 가능한 대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 하고, 오버행 이슈를 최소화 (시장공급 물량 최소화)를 위해 물류 BPO의 실제 적정가치보다 훨씬 저렴하게 평가할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이는 분할전 SDS, 그리고 분할 후의 IT사업부문의 기존 주주들의 손해가 되겠지요.(분할후 IT사업부문이 100% 보유한 물류사업부문을 적정가치보다 저렴하게 팔게 될 테니)

 

이 지점에서 삼성SDS의 기존 주주들이 항의방문하고, 고소하고, 서명운동하는 등의 이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SDS의 기존 주주 중에는 오너일가도 17%나 있으니 그들도 손해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언급해왔지만, 오너일가에게 삼성물산의 지분 30%와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할 지, 삼성SDS의 지분 17%를 지키는 것이 중요할 지는 너무나도 뻔한 비교 아닐까요?

 

 

다음으로 SDS를 인적분할하고 물류사업부문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경우를 상상해보겠습니다.

 

 

시작은 동일합니다.

 

 

삼성SDS가 인적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이 두개회사에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게 되겠지요.

 

 

여기까지 잘 읽어오셨다면, 이제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오너 일가의 지분희석효과는 거의 없어 보이네요. 이번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사이에 신규 상호출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똑같이 오버행 이슈가 발생하겠네요. 그러나 인적분할 하는 경우에는 분할후에 물류사업부문도 상장회사가 되기 때문에, 물류사업부의 주식가치가 시장에서 평가되게 됩니다. 물적분할 했을 때보다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겠죠.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인적분할이든, 물적분할이든) 신규상호출자 또는 순환출자발생에 따른 오버행 이슈는 불가피할 것이고, 오버행으로 인한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 가능성과, 물류사업부문의 인수로 인한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가능성간의 유불리를 섣불리 언급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6 7일자 리포트를 살펴보겠습니다.

물적 분할 이후 IT서비스 사업 매각, 삼성물산과 합병 시나리오 유력

당사는 인적 분할 가능성은 낮게 판단한다. 두 사업 부문 모두 삼성 전자 향 매출 비중(IT서비스 50%, 물류 100%)이 높다. 지배구조 프리미엄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적 분할은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물류 사업을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 IT서비스 사업을 삼성전자(005930)에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한 이후 삼성물산(028260)과 합병을 예상한다. IT서비스 사업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한 삼성에스디에스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 계열사 합병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현금을 향후 지배구조 개편(계열사 보유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물적분할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대신증권의 예상과 두가지 측면에서 다릅니다.

 

(1) 물류사업을 모회사로, IT사업을 분할 신설법인으로 한다는 점

(2) 분할후 바로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IT사업부문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물류사업부문을 합병한다는 점

 

그렇게 되면, 물류사업부문이 IT사업을 처분한 현금 약 10조원을 가지고 삼성물산에 합병되는 것이므로, 지분희석 효과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삼성SDS 전체와 합병하는 경우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무려 10조원을 들여서 IT 서비스를 살까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주주들이 이를 가만히 놔둘까요?

 

뿐만 아니라, 물류사업부문에 삼성전자가 여전히 지분을 23% 보유하고 있으므로 양사(삼성물산+물류사업부) 합병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의 지분 상호보유 이슈는 여전합니다. (이역시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삼성SDS 전체 합병과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는 인적분할의 경우가 물적분할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낮아보입니다. 단지 삼성그룹이 물류사업부문의 Valuation을 통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진다는 문제가 있겠지만요.

 

쓰다보니 좀 늘어지는 듯한 감이 있어서 자르고 가겠습니다.

 

(요약)

- 물적분할후 합병하는 경우, 분할존속법인과 삼성물산간 신규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발생

- 인적분할후 합병하는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간 신규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오버행 이슈 발생

- 물적분할 보다는 인적분할할 때 오버행 이슈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

 

 

다음 편에는 제가 생각하는 분할/합병 시나리오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어제 발표된 NH투자증권의 시나리오가 제 시나리오와 거의 동일합니다. 크흡! 이틀만 일찍 쓸걸)


Posted by JayDub
,

 

[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본의 아니게 이야기가 옆으로 새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취지가 “Governance for Dummies” 였으며, ‘최대한 친절하게 작성해보자’ ‘가급적 전문용어는 배제해보자’, ‘불가피하게 전문용어를 쓰게 된다면, 그때 그때 간략한 개념이라도 정리하고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면서 쓰다보니 글이 계속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적었던 시나리오와 질문들만 정리해보겠습니다.

 

(1단계)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

(2단계) 물류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

 

첫번째 질문 :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면, 인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제가 생각하는 답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문제 제기 수준이라고만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두번째 질문 : 도대체 왜?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삼성SDS의 두개의 빨대 (SI, 물류) 중 하나인 물류 빨대를 떼서 삼성물산에 주겠다” 인거죠.

 

여기서 파생된 질문을 답하려다가 글이 딴 곳으로 빠졌는데요,

 

(1)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왜 빨대사업 전체(, SDS 전체)를 물산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귀찮게 분할 하고, 다시 합병을 할까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삼성그룹에서 제일 중요한 기업은 누가 뭐래도 삼성전자입니다. 오너 일가에게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다른 건 다 팔더라도 삼성은 안고 죽어야할 회사이지요. 대주주 일가의삼성전자의 현재(161분기) 지분율은 이건희 3.44%, 홍라희 0.75%, 이재용 0.58% 로 고작 4.77% 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를 대주주 일가가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삼성물산이 4.12%, 그리고 삼성생명이 7.32%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삼성전자 주주현황)

구분

지분율

이건희

3.44%

홍라희

0.75%

이재용

0.58%

일가족 소계

4.77%

삼성물산

4.12%

삼성생명

7.32%

삼성화재

1.28%

합계

17.49%

 

아시다시피 삼성물산은 이재용씨가 17.08%의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삼성물산 주주 현황)

구분

지분율

이재용

17.08%

이건희

2.84%

이부진

5.84%

이서현

5.47%

일가족 합계

31.23%

(이재용씨 남매가 삼성물산에 이렇게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된 Story는 유명하긴 하지만 매우 재미있고, 기나긴 얘기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단일 주주 중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의 주주 현황을 볼까요?

구분

지분율

이건희

20.76%

이재용

0.06%

삼성물산

19.34%

삼성생명공익재단

2.18%

일가족 합계

42.35%

 

길게 얘기했지만,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삼성일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제일 중요하고, 바로 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실질적으로는 삼성물산이 직접보유한 4%와 삼성생명을 통해 보유중인 7%가 전자의 지배에 핵심이니까요.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냥 깔끔하게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20% 정도 사면 될텐데 왜 저렇게 복잡하게 할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삼성전자가 너무 비싸요… 비싸도 너무… 어제(2016 6 8) 기준 시가총액이 203조입니다. 그러면 기존 보유 5%를 제외하고도 15%를 매입하는 데 30조가 있어야 해요. 어제 기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23,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이 20조입니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팔아봤자. 삼성물산 23X31%=7.1, 삼성생명 20X21%=4.2조 택도 없습니다.

 

따라서 삼성그룹에서 제일 중요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매우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기사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두축” 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그러니 삼성물산이 중요하지요.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삼성물산이 작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바닥모를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심지어 최근 법원에서조차 작년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는 1심판결까지 나왔으니…

 

(참고 기사 : http://news.donga.com/3/all/20160601/78428398/1)

 

만약 합병 이후에 주가가 훨훨 날아올라서 주주 모두의 부가 극대화 되었다면, 합병에 반대하던 주주들도 만족했을 텐데, 주가마저 떨어지니, 삼성그룹차원에서는 물산에 어떤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빨대사업인 삼성 SDS의 물류부문을 삼성물산에 붙여서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란 거죠.

 

그렇다면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삼성물산의 주가 부양이 시급하다면, 매우 좋은 빨대사업인 SI와 물류 두개를 모두 삼성물산에 넘기는, 즉 삼성SDS와 삼성물산이 그냥 합병하면 될텐데 왜 굳이 분할하고 상대적으로 영업이익 비중이 작은 물류부문만 물산으로 넘기려는 것일까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 앞서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합병존속법인의 기존 주주의 지분율에 희석효과가 발생합니다.

(2) 합병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상호출자가 발생합니다.

 

[그림] 삼성물산과 삼성SDS 전체가 합병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경우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대략적인 감만 익히기 위하여 2016 68일 기준 주가로 단순 계산하였습니다.)

 

 

(1) 비록 오너일가가 삼성 SDS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양 사 합병시 오너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28%로 소폭 하락합니다. (지분 하락, 합병비율의 계산 등과 관련해서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지분율 하락이 오너일가에게 심각한 지배력의 상실인가? 에 대한 것은 오너일가 또는 삼성그룹에서 스스로 느낄 문제이므로 제가 어떻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 느낌으로는 여전히 25% 이상의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감내할 만한 수준이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2) 사실 제가 생각하는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부분 입니다. 삼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해 있습니다. , 기업집단 내에서 상호출자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참고] 상호출자??

단순하게 말해서, A회사가 B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B회사가 다시 A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상호출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게 뭐가 문제야?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갑씨가 10억원을 출자해서 A기업을 세웠습니다. A기업은 현금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겠지요. A기업이 다시 이 10억원을 출자해서 B기업을 세웁니다. 그러면 A기업은 B기업 주식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됩니다. B기업은 현금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구요.

 

여기서 B기업이 다시 A기업에 10억원을 출자하게 되면… A기업은 현금 10억원, B기업주식 10억원을 가진 20억원짜리 회사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B기업은 A기업의 주식 1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되구요.

 

갑씨는 현금 10억원만 썼을 뿐인데, 외부에서 보기에는 A기업은 자산총액이 20억원이 됩니다. B기업 역시 자산 총액이 10억원이 되구요 (연결제거조정을 하면 사라지긴 하지만요) 게다가 여기에는 또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A가 지배하는 자회사 B가 다시 A를 지배하는 이상한 구조가 됩니다.

 

당연하게도 A사의 자본 20억 중 10억원은 뻥튀기 된 숫자이지요. 이는 회사법의 가장 중요한 근간 중 하나인 “자본충실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시킵니다.

 

그래서 상법에서는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주식 취득”을 금지하고 있으며, 공정거래법에서는 아예 계열회사간 주식 상호 보유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상호출자가 금지되어 있다보니 C사를 등장시켜서 쿠션맞고 상호 보유하는 것처럼 만드는게 “순환출자”입니다. 이는 나중에 또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요.

 

 

상호출자와 관련한 공정거래법상의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9[상호출자의 금지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자기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회사의 합병 또는 영업 전부의 양수

2.     담보권의 실행 또는 대물변제의 수령

  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출자를 한 회사는 당해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한 날부터 6월이내에 이를 처분하여야 한다. 다만, 자기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가 그 주식을 처분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언제나 법 조문을 읽으면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프네요. 핵심만 적어보겠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주식을 상호보유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합병등을 통해 부득이하게 취득한 경우는 아예 합병을 금지시킬 수는 없으니 취득 자체는 인정하되, 6개월 내에 상호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합니다.

 

감이 오시죠? 그러면 삼성SDS와 물산이 합병을 하는 경우에는 합병후 상호보유하게 되는 삼성물산의 전자주식 4%또는 전자의 물산주식 8%중 하나를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물산이 전자 주식을 처분할 일은 죽어도 없을 겁니다. 그러면 전자가 보유한 물산지분 8%를 처분해야 하는데, 합병후 물산의 기업가치는 합병전 물산(23) + 합병전 SDS(11) = 34조 정도일 것이므로, 2.7조정도의 가치가 됩니다. 이 지분을 누가 살까요? 오너 일가가 사면 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돈이 없어보입니다. 다른 삼성계열사가 산다면… 여기서 자세하게 다룰 순 없지만, 현재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와 관련해서, “기존 순환출자는 어쩔 수 없지만, 신규로 순환출자 고리는 금지”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삼성계열사 어디가 사더라도 신규순환출자 고리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결국 시장에 매도해야 할 텐데… 그 물량을 다 소화하려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합니다. 삼성전자는 해당 주식을 처분해서 현금 2.7조를 손에 쥔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자체의 기업가치에 큰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삼성물산이 삼성SDS를 통째로 합병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하겠습니다.

- 이미 많이들 아시겠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물산입니다.

- 삼성물산의 주가부양을 위해 빨대사업중 하나인 SDS의 물류사업을 삼성물산에 붙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어차피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삼성 SDS 전체와 합병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와 합병하는 경우, 상호출자 문제로 인하여 현실성이 낮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삼성SDS 분할 및 합병과 관련한 증권사 리포트들의 예상들을 한번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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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본 블로그의 내용은 공시내용과 기사들을 토대로 작성한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실제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번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삼성SDS 2016 6 7일 오전에 “글로벌 물류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하겠다고 공시하였습니다.

 

이미 수차례 언급하였지만, 정말 단순하게, 글로벌 물류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분할을 할까요? 이미 시장에서는 많은 기사들을 통해 물류사업부문이 삼성물산과 합병될 가능성이 높다고들 합니다. (찌라시에서도 언급되었구요.) 삼성그룹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모든 주주의 가치극대화일까요? 특정 주주의 가치 극대화일까요? 아니면 특정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일까요?

 

시장에서 돌고 있는 시나리오를 중심 축으로 하고 얘기를 전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

(2단계) 물류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

 

그 이후는 워낙 시나리오의 종류가 많아서 여기서 다 커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저 두개만 가지고도 할 얘기가 너무나도 많거든요

 

첫번째 질문 :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물류부문으로 분할한다면, 인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할 것인가?

 

[참고] 인적분할? 물적분할?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무엇인지는 워낙에 유명하여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언급해보자면 물적분할은 등장인물이 분할하는 회사, 분할당하는 회사 뿐이고, 인적분할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갑씨가 A의 지분을 51% 가지고 있는데, A가 분할을 해서 A B로 쪼개진다면,

 

(물적분할을 하는 경우)

A가 물적분할을 하면, A B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됩니다.

 

(인적분할을 하는 경우)

A가 인적분할을 하면, A B는 서로 지분관계가 없어지고, A의 주인인 갑씨가 A B를 각각 51%씩 보유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는 “그래서 뭐? 결국 그게 그거 아냐? 똑같은거 아냐? “ 싶었습니다. 사실 순수하게 수학적 또는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만약 B를 외부에 매각하게 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물적분할 이후 B를 외부에 매각하면 매각대금은 A에 귀속되는 반면, 인적분할 이후 B사를 외부매각하면 매각대금은 바로 갑씨에게 귀속됩니다.

 

물적분할의 경우에도, A가 배당을 하면 똑같지 않느냐 싶겠지만, 배당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일단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하고(누적결손법인이라면 배당이 불가능), 배당가능이익이 있더라도, 배당금의 10%만큼은 이익준비금으로 적립 하는 등 (이 역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언급 할 날이 있겠지요) 매각 대금이 그대로 갑씨에게 가기는 이런 저런 제약이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예는 한가지 사례일 뿐이고, 실제로는 매우 많고도 많은 복잡다단한 일들이 바로 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에서 발생합니다.

 

한가지만 기억하고 가시죠.

 

인적분할은 분할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효과가 분할 전 법인의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가고, 물적분할은 분할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효과가 직접적으로는 물적분할후 모회사에게, 그리고 주주에게는 간접적으로 간다. 정도만 기억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두번째 질문 : 도대체 왜?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인가???

 

이 역시 이미 많은 기사들을 통해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등을 통해서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삼성물산의 기존 사업들의 경쟁력 저하(특히 건설사업부문)로 인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저하를 우려하여 신성장동력을 긴급 수혈하는 것이 중론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렵게 표현했는데, 기존에 썼던 표현을 다시 써보면, “삼성SDS의 두개의 빨대 (SI, 물류) 중 하나인 물류 빨대를 떼서 삼성물산에 주겠다” 인거죠.

 

그러면, 최근의 주가 변동이 이해가 가시죠?

 

구분

62

63

67

비고

주가

전일대비

주가

전일대비

주가

전일대비

삼성전자

1,365,000

+3.17%

1,377,000

+0.88%

1,398,000

+1.53%

 

삼성물산

114,000

-4.20%

122,000

+7.02%

125,500

+2.87%

 

삼성SDS

167,000

-4.02%

149,000

-10.78%

150,500

+1.01%

 

 

찌라시가 돈 이후부터 삼성물산은 주가가 쭉쭉 올랐고, 삼성SDS는 주가가 쭉쭉 빠졌습니다. 땅짚고 헤엄치기 수준의 빨대 사업(실제 사업을 한다면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무 폄훼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네요) 하나가 SDS에서 빠져서 물산으로 간다니 그런 것이겠지요.

 

자 그러면 머리가 많이 복잡해지면서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나옵니다. 일단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궁금증들을 하나씩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삼성물산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왜 빨대사업 전체(, SDS 전체)를 물산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귀찮게 분할 하고, 다시 합병을 할까요?

 

삼성 SDS 전체와 삼성물산이 합병을 하는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 것인지를 상상해보면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저의 뇌내 망상입니다.)

 

 

.. 그전에… 합병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합병한다 한다 말은 많이 들었는데, 합병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참고] 합병의 법률적 관계

많은 사람들이 합병을 결혼에 비유합니다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합병도 결혼도 두 주체가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것이지만, 결혼은 그저 하나가 되었다고 선언적으로 말하는 것일 뿐, 여전히 독립적인 두명의 인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합병은 두개의 독립적인 법인이 문자 그대로 하나의 법인으로 완벽하게 합쳐지는 것입니다.

하나의 법인은 법인격이 소멸되고(소멸법인), 다른 하나의 법인은 소멸되는 법인의 사업을 전부 받아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법인이 소멸하는 경우는 결국 자체적으로 폐업신고하고, 청산을 하거나, 피합병법인이 되어 소멸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지요.

 

따라서, M&A에서 단순히 지분만 인수 할 때는 주주들 간에 계약만 체결하면 되겠지만, 합병은 회사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에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유효한 합병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합병대상 두개의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주의 2/3(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말합니다.)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전체주주의 2/3이 아니라 출석한 주주의 2/3입니다. 총 주식수가 100주 있으면, 무조건 67주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수가 60주인 경우, 60 X 2/3 = 40주 이상이면 통과된다는 얘기이지요)

 

그러므로, 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양 사의 대주주가 합병에 동의 하거나, 존속법인이 피합병 회사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취득하거나 등등 지분율 싸움이 치열하게 생기는 것입니다. (작년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엘리엇과의 의결권 위임장 대결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2] 소멸법인의 주주는 어떻게 되는가?

앞서 법인이 소멸하는 경우는 청산하거나, 피합병되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하였습니다. 먼저 청산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결국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회사가 청산을 하면 회사의 모든 재산을 다 시장가로 팔아서 현금을 확보 합니다. 그리고 그 현금으로 부채를 모두 갚습니다. 부채를 갚은 이후 남은 재산을 주주들이 나눠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보통 실생활에서 회사가 청산하는 경우는 망한 경우이기 때문에, 재산을 다 팔아도 주주가 가지게 될 재산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가정으로 이런 상상을 해보자구요. 회사가 엄청 장사를 잘해왔는데, 대주주가 어느 순간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고, 회사를 청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가정한다면, (사실 이경우에도 대주주만 자기 지분 팔고 나가면 되긴 하지만, 가정해보자구요)

 

회사의 자산을 전부다 팔아치웠더니 1천억원의 현금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회사가 거의 무차입 경영수준이라서 외상물품대금만 100억원 정도 있어서 이를 갚고 나니 주주들에게 배정될 몫이 900억원이었습니다. 그러면 주주들은 가지고 있던 주식을 불태우면서 900억원을 지분비율로 나눠갖게 되겠지요.

 

쓸데없이 얘기가 길어진 것 같긴 합니다만.

위의 대주주가 무소유가 아니라, 회사를 다른 회사에 피합병시키기로 결정을 하였다면? 합병을 할 때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은 청산때와 마찬가지로 피합병법인이 소멸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보유중인 피합병법인의 주식은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아야 겠죠(청산때는 청산재산을 받았던 것처럼요). 회사가 망해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회사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합병당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피합병법인의 주주는 받을 재산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합병하는 법인(이하 합병존속법인)이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주주에게 대가로 주는 것을 “합병대가” 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법인 청산시와 마찬가지로, 합병존속법인이 피합병법인의 가치를 계산하여(이를 Valuation이라고 부릅니다.) 그 가치만큼 (위의 사례대로라면 900억원) 현금으로 준다면, 거래는 매우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깔끔하지 않죠.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나 합병존속법인이 쌩돈 900억원을 한꺼번에 지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죠. 그렇다고 합병대가를 안 주고 배쨀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합병할 때 합병존속법인이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에게 합병존속법인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주게 됩니다.

 

그러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피합병법인의 주식을 불태우고 현금 900억원을 받는 대신, 900억원 상당의 합병존속법인의 주식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또다시 의문이 생깁니다. 주식이란 것은 가치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게 되는 합병존속법인의주가 역시 받은 이후에 오르락 내리락 하겠지요. 그러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이 생각하기에, 합병존속법인의 주가가 떨어질거 같으면?? 아니면 오를 거 같으면? 간단합니다. 떨어질 것 같으면, 합병에 반대하면 되겠지요. 또한, 지분율이 낮아서 합병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성사될 경우에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주식매수청구권” 이라는 상법상의 제도가 있습니다. (이 역시도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합병존속법인의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합병에 찬성하면 되겠지요?

 

이래저래, 그냥 돈으로 받으면 깔끔한데, 가치의 변동이 있는 주식을 받게 되니 복잡해지는 것이겠지요.

 

 

[참고3] 그렇다면 합병 존속법인의 주주는 어떻게 되는가?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단순하게 생각해본다면, 합병존속법인의 주주는 본인의 주식 가치 자체와 주식수가 변하지 않을 것이므로 별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예를 들어서 A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B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게 돕니다. 원래 B의 가치는 1,000억원 하던 회사였는데, A에 합병되면 엄청 좋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면, 당연히 B의 주가는 쭉쭉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합병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B의 가치가 1,500억원이 되어 버렸다면…. A B 1,500억원(또는 그에 상당하는 A의 주식)을 주고 합병해야 합니다. A의 주주들 중에는 “원래 1,000억원 짜리 회사인데 왜 1,500억원이나 주고 사느냐?” 라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죠…

A의 가치는 원래 2,000억원짜리 회사였습니다. 논의의 편의를 위하여 1주당 1억원 총 2천주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A의 지분 50% 1천주를 가지고 있던 주주 갑씨가 있습니다. 갑씨가 보유중이던 지분의 가치는 1,000억원입니다. 그런데, A B와 합병을 합니다. 그러면서 A B의 주주들에게 A의 신주를 발행해준다면, (논의의 편의를 위해 A의 주가는 1억원/주 로 고정시켜두겠습니다.)

 

(Case 1) B의 가치가 1,000억원인 경우

 

A의 주식 1주의 가치가 1억원이므로, B사의 주주들에게 총 1천주를 발행하게 됩니다. 발행 및 합병후에는, A의 총 발행 주식수는 3천주(기존2천주 + 신규발행 1천주)가 되며, A의 주주는 갑씨 1천주, 기존 A주주 1천주, 그리고 기존 B 주주 1천주 가 됩니다. 합병후 A사의 기업가치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기존 A사의 가치 2천억 + 기존 B사의 가치 1천억 = 3천억 이고 발행주식수도 3천주 이므로 1주당 가치는 3천억 ÷ 3천주 = 1/주 가 됩니다.

 

갑주주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갑 주주는 A의 보유주식수 1천주, 1주당 가치 1억원 총 지분가치 1천억원으로 경제적으로는 달라진 바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달라진게 있습니다. 총 발행주식수가 2천주에서 3천주로 증가했죠. 그렇다면? .. 합병 갑 주주의 A에 대한 지분율은 50%(1천주/2천주) 였으나, 합병 후 갑주주의 지분율은 33.3%(1천주/3천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쓰는 것 같군요)

 

(Case 2) B사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1,500억원이 된 경우

 

A의 주식 1주의 가치가 1억원이므로, B사의 주주들에게 총 1500주를 발행하게 됩니다. 총 발행주식수는 35백주(기존 2천주 + 신규발행 15백주)가 되며, 합병 후 A의 주주는 갑씨 1천주, 기존 A주주 1천주, 그리고 기존 B 주주 1천주가 됩니다. 앞서와 동일하게 합병후 A의 기업가치는 기존 A의 가치 2천억 + 기존 B의 가치 15백억 = 35백억이고 발행 주식수도 35백주 이므로 1주당 가치는 35백억 ÷ 35백주 = 1/주가 됩니다. (당연하죠).

 

갑주주의 입장에서도 보유 주식수 1천주, 주가 1억원, 보유재선 1천억으로 유지됩니다만, 지분율은 28,6% Case1보다 더 하락하게 됩니다. (1천주/35백주))

 

그리고 여기에는 또 다른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합병전 B의 적정 가치는 1천억원인데, 합병 기대감으로 단순히 주가가 급등하여 가치가 1,500억원이 된 것이었다면….. 합병후 일정시점이 흐르고, 합병 전 B의 원래 적정가치 1천억원으로 다시 하락하게 된다면…. 합병후 일정시점이 지난 뒤의 합병후 A사의 기업가치는 합병전 A의 기업가치 2,000억원 + 합병전 B의 적정가치 1,000억원 = 3,000억원으로 다시 내려오게 되겠죠.

 

갑주주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합병후 A의 기업가치는 3,500억원 → 3,000억원으로 하락하였기 때문에, 1주당 가치는 3,000억원 ÷ 3,500 = 0.85억원/주로 하락하게 되고, 1천주를 보유한 갑씨의 지분가치는 857억원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 갑주주는 기업가치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합병전 A의 지분 50% 주식 1천주를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본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28%로 하락하게 되고, 보유했던 지분 1천억원은 857억원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나요? 문제는 단 하나, B사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적정가치에서 벗어난 시점에 합병을 했다는 것이지요.

 

조금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합병존속법인의 기존 주주들은 어찌되었든, 합병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총 발행주식수(분모)가 증가하여 본인들의 보유주식수에 변동이 없더라도 지분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희석효과)

 

그런데, 합병시점에 시장에서의 일시적인 충격 또는 Valuation차이, 또는 시장상황으로 인하여 피합병법인의 가치가 적정가치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심지어는 보유지분의 가치까지도 훼손될 수 있습니다.

 

역시나, 그냥 돈으로 주면 깔끔한데, 주식을 발행하다보니 골치 아프게 되네요. 그런데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적정가치 1천억짜리 회사를 1,500억원 현금주고 살 이유도 없으니, 여러모로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겠지요.

 

 

에구구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편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겠습니다.

- 인적분할은 분할법인의 기존 주주에게 효과가 직접적으로 가는 분할 방법이다.

- 합병시에는 합병존속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하여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 합병존속법인의 주주들은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이 떨어지는 희석효과가 있으며, 이는 합병시점의
피합병법인의 가치변동에 따라 더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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