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기본개념을 공부하려고 하면 딱딱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긴 합니다. 당장 사건이 터지고 나면 그게 뭐지? 싶어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기억에 남기도 하고, 본인의 돈이 걸린 문제일 때 두뇌회전이 극대화 되기도 하지요.

 

저 역시도, 주식으로 피 같은 돈 물리고, 공부하고 그랬었으니… 그래서 기본 개념 같은 것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좀 어렵고 지루한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친절한 설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노력해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배구조… 지배구조… 하는데 도대체 이 지배구조란 무엇일까요?

 

일단 일반적으로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 등에서 사용하는 지배구조라는 단어는 사실상 “오너일가가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 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나오는 얘기이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 삼성의 지분율 강화를 통한 지배권 확보 와 거의 동의어로 쓰이는 편이지요.

 

그렇다면 지배구조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두산백과사전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 위에서 언급했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쌩뚱맞은 내용이 나오네요. 다른 곳을 좀 더 찾아보겠습니다.

 

[위키피디아 정의]

기업지배구조(企業支配構造, 영어: corporate governance)라 함은 (1) 기업이라는 경제활동의 단위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정의되거나, (2) 경영자원의 조달과 운용 및 수익의 분배 등에 대한 의사결정과정과 이에 대한 감시기능의 총칭으로 정의되기도 하며, (3)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이해관계자간 대리인 비용(agency cost)과 거래비용(transation cost)을 최소화하는 메카니즘이라고 정의되기도 하고, (4) 기업의 경영을 감시, 규율하는 것 또는 이를 행하는 기구를 뜻하기도 한다.

 

 

정의를 더 써봤자 눈만 아플 것 같아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찾아보시기로 하고(벌써 친절을 포기한 건 아닙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기업경영”, “이해관계”, “대리비용” 정도입니다. 어디를 봐도, 대주주/오너일가 와 관련된 정의가 메인으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1.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 조정?

 

경영학 교과서의 첫페이지, 회계학 교과서의 첫페이지, 주식입문서의 1챕터 등에 항상 등장하는 내용이 “기업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여기서부터 출발해보고자 합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 들] – 이 그림 하나면 다 안다




기업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 둘러쌓여 있으며, 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부가가치의 원천을 창출해내며, 소득을 재분배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이 상기의 이해관계자 중 특정 이해관계자만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여기서부터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걸까요?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이유는 이윤추구입니다. 당연하겠지요. 살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만번은 더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이윤을 위해서, 매연을 뿜어내고, 하수처리장치 비용을 아끼는 경우, 이윤은 생길지 모르지만, 지역 생태계도 파괴되겠지요. 이런 그릇된 의사결정을 막는 것이 “지배구조” 입니다. ? 잘 와닿지 않죠?

 

조금만 구체화 시켜보겠습니다. 대기업이 자기 기업의 이윤극대화를 위하여 하청업체의 마진을 대폭 삭감하고, 대기업만 그 이윤을 누린다면 그 대기업은 초과이윤을 얻고, 해당 대기업의 종업원/주주는 이익을 얻겠지만, 하청업체의 이익은 대폭 감소하겠지요.

 

이렇게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조율하는 것이 큰 관점에서 바라본 지배구조입니다.

 

여전히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건 지배구조가 아니라 그냥 회사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이런 의사결정을 하는 궁극적인 주체는 회사의 이사회와 대표이사라는 점, 그리고 그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를 선발하는 것은 주주총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에,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통제하고 이사회를 통해 기업경영을 통제하여 이해관계를 조율한다는 점으로 연결시켜보면, 이사회/주주총회등을 통한 이해관계자의 관계조정을 지배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대리인 비용?

 

사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배구조의 핵심 정의는 바로 이 대리인 비용의 최소화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논지로 지배구조의 정의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원 블로그]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란” 기업지배구조의 의미와 중요성

http://blog.naver.com/kcgs2002/220137072360

 

원래 대리인이론은 주주와 전문경영자 간의 이해관계 상충에서 시작된 이론입니다.

 

[대리인 이론]

주식회사의 주주들은 기업경영에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전문가인 CEO를 선임하고, CEO를 통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도록 노력합니다. 기업가치가 상승해야 주주들의 재산이 증가하니까요.

 

그런데, CEO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봉이 고정된 경우,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기업가치를 10에서 100으로 10배 상승시킨다고 해서 본인의 연봉이 10배로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주들의 부는 10배로 올랐는데도 말이지요.

 

이 경우, CEO들은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연봉 외의 수입을 노리거나 (고급승용차 리스, 넓은 사무실 활용, 판공비/접대비의 사적사용 등) 또는 가족소유의 회사/개인적 친분이 있는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등의 행동을 할 유인이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서 회사의 부가 불필요하게 유추되는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하여 본인들의 재산이 줄어드는 상황이 불쾌하겠지요. 따라서, 이를 감시 또는 방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이것이 대리인비용이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많은 경제학이론서, 재무관리이론서등에서는 결국에는 기업가치의 상승이 CEO에게도 이익이 되므로,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며,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피셔의 분리이론 등) 설명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으니, 지속적인 문제가 되겠지요.

 

제일 기본적인 대리인 비용은 위에 언급한 주주 vs 경영자간 이지만, 조금더 세분해본다면, 아래로 볼 수 있습니다.

 

1)     주주 vs 경영자간의 대리인 비용

2)     주주 vs 채권자간의 대리인 비용

3)     대주주 vs 기타주주간의 대리인 비용

 

여기서 1) 주주 vs 경영자간의 대리인 비용은 위에 언급했으니, 넘어가고, 다음편에는 2) 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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